1월 26일 정기대의원 대회에서 최종 선출될 민주노총 5기 지도부 선거가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민주노조 운동의 주요 세 정파인 ‘국민파’(범자민통), ‘중앙파’(전진), ‘현장파’(노동자의 힘 등)가 모두 위원장·사무총장 후보를 내어 3파전으로 전개된다.

기호 1번은 “당당한 민주노총 다시 세웁시다”를 내건 ‘중앙파’ 양경규·김창근 후보조(이하 양경규 선본)이다. 기호 2번은 “산별노조 시대, 민주노총 재정립”을 내건 ‘국민파’ 이석행·이용식 후보조(이하 이석행 선본)이다. 기호 3번은 “무기력을 끝장내고 노동해방으로 진군하자”를 내건 ‘현장파’ 조희주·임두혁 후보조(이하 조희주 선본)이다.

민주노조 운동 안에서 ‘국민파’는 상대적 우파, ‘현장파’는 상대적 좌파, ‘중앙파’는 그 중간으로 구분돼 왔다. 그 동안 ‘현장파’와 ‘중앙파’는 함께 ‘범좌파’ 선거 연합을 해 왔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중앙파’와 ‘현장파’의 ‘범좌파 연합’이 무산됐다. 아마도 ‘사회연대전략’ 등으로 대표되는 ‘중앙파’의 우경화가 걸림돌이 된 듯하다.

‘중앙파’인 민주노동당 의견그룹 ‘전진’이 지지하는 ‘사회연대전략’은 근본적으로 대기업 노동자 책임론·양보론과 다를 바가 없는 잘못된 대안이다. 그러나 양경규 선본은 사회연대전략에 대한 지지와 비판 “둘 다 일리가 있[고] … 안 된다, 된다 지금 정리할 수 있는 조건은 아니”라며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난 연말 노사관계로드맵 처리 과정에서 단병호 의원의 부적절한 대처와 이에 ‘중앙파’가 침묵한 것도 ‘범좌파’ 연합이 무산된 이유 중 하나인 듯하다. ‘중앙파’로 분류되는 단병호 의원은 노사관계로드맵 처리를 방조했고, ‘전진’은 이에 침묵하고 있다.

‘중앙파’의 이런 개량주의적 입장 때문에 ‘현장파’는 무원칙한 선거 연합을 중단한 듯하다.

선거 초기이지만 이밖에도 몇 가지 쟁점들이 형성되고 있다. 먼저 ‘사회적 교섭’ 문제다. ‘국민파’인 이석행 선본은 이수호·조준호 집행부가 노동법 개악에 맞선 투쟁 건설보다는 사회적 교섭에 연연했던 오류에서 자유롭지 않다.

투쟁 건설을 소홀히 한 조준호 집행부는 결국 노동법 개악에도 무기력하게 대처했다. 게다가 조준호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KBS 토론에서도 “산별노조 체제에 걸맞는 사회적 교섭을 통해 파업 없는 해가 됐으면 한다”고 했다.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린 것이다. 이석행 후보도 “교섭도 투쟁이다”며 사실상 교섭 중시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

양경규 선본은 사회적 교섭을 비판했지만 “사안별·현안별 중층적 교섭 구조”라는 엇비슷한 주장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더구나 ‘중앙파’ 지도자들은 ‘국민파’ 집행부의 사회적 교섭 추진을 묵인해 왔다.

반면, 조희주 선본은 “사회적 합의주의 폐기”를 분명히 주장하며, 사회연대전략도 “자본과 정권이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전략”이라고 비판한다.

정치적 노동조합 운동의 발전이 필요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희주 선본의 주장에서 반전 등 정치 쟁점 언급이 부족한 것은 아쉽다. 그럼에도 분명한 좌파적 입장을 내세우고 있는 조희주 선본은 현장 노동자 투사들의 지지를 받을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