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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의 광기에 맞선 저항 운동을 계속 건설해야 한다

부시가 내놓은 이라크 미군 증파 계획은 국제 반전 운동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음을 뜻한다. 부시는 “승부수”를 던졌고 아마도 2007년은 제국주의와 그에 맞선 운동 모두에게 결정적인 해가 될 것이다.

지난 1월 11일 연설에서 부시는 뻔뻔스럽게도 이번 미군 증파 계획이 “이라크인들이 폭력의 고리를 끊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정말이지 ‘악마’가 아니고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궤변이다. 미국이 주도한 전쟁과 점령 때문에 이미 65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라크의 상황을 면밀히 추적해 온 마이클 슈워츠 교수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하는 구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미군은] 폭력이 벌어지는 도시에 진입해 질서를 회복하는 게 아니라 상대적으로 평온한 도시에 진입해 폭력을 유발할 뿐이다. … 탈 아파르나 라마디 같은 가장 적대적인 반미 도시들은 미군이 도시에 들어오지 않는 한은 대체로 평온하다.”

부시는 “더 많은 미군을, 더 빨리 전투에 투입하지 못한 게 실수였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라크 미군 증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분열

미국은 이미 지난 2004년 초와 2005년 가을에 각각 2만 명의 병력을 증파했고, 지난해 여름에도 이보다 조금 적은 규모의 병력을 바그다드에 증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파 시도는 매번 애초의 목표와는 정반대 결과를 낳았다. ‘이라크 스터디 그룹’의 보고서조차 “이미 심각했던 바드다드의 폭력 발생 수준이 [미군의 치안 유지 활동이 강화된] 2006년 여름부터 10월 사이에 무려 43퍼센트나 급증했다”고 지적한다.

부시가 내놓은 새 전략의 성공 여부가 워낙 불확실한 탓에 미국 지배계급 내에서는 이를 둘러싼 분열이 더 첨예해지고 있다.

공화당 중진인 상원의원 척 헤이글은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 증원은 베트남 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외교 정책의 대실수”라고 말한다.

또, 최근 이라크 현지 조사를 다녀온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노엄 콜먼에 따르면, 이라크 현지의 대다수 장교들조차 “미군 증파는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전 국무장관 콜린 파월도 미군이 이미 “파탄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의 다수는 부시의 증파 계획을 비판한다. 신임 하원의장 낸시 펠로시는 추가 파병예산안을 “철저히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민주당 의원들이 광범한 반전 여론을 의식한 탓이다.(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70퍼센트가 부시의 증파 계획에 반대한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는 부시의 새 전략이 성공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보통, 지배자들의 분열은 운동을 건설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역사를 돌아볼 때 지배계급 내의 분열이 곧 제국주의의 후퇴를 뜻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함께 이해해야 한다.

지금 미국 지배계급이 처한 상황은 과거 제국주의 강대국들이 식민지 대중의 강력한 저항에 직면했을 때와 매우 비슷하다.

그러한 위기 예컨대, ─ 영국이 1920∼21년 아일랜드와 1946∼47년 인도에서, 프랑스가 1958∼61년 알제리에서, 미국이 1968∼75년에 베트남에서 겪었던 위기 ─ 에 처할 때마다 제국주의 국가의 지배계급 내에서는 해결책을 둘러싼 논쟁이 공공연히 벌어졌다. 내각은 분열하고, 고위 군 장성들은 ‘군대가 한계 상황에 이르렀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이런 논쟁이 벌어질 때마다 결국 이기는 쪽은 ‘끝장을 봐야 한다’고 주장하는 쪽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가장 야만적인 수단을 거리낌 없이 동원했다.

이것은 현재 미국의 상황과 비슷하다. 민주당은 부시의 정책을 비판한다. 그러나 그들은 부시의 정책을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조처(예컨대, 전쟁예산 삭감)는 회피하려 한다. 그들도 미국 제국주의의 패배를 원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낸시 펠로시는 이 점을 이렇게 표현했다. “우리는 다른 당에 속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의 조국에 봉사한다.”

반란

그러므로 베트남 전쟁의 교훈이 매우 중요하다. 미국이 베트남에서 군사적으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은 이미 1968년 초에 분명해졌다. 그러나 미국 지배자들은 무려 7년이나 전쟁을 지속했고, 심지어 라오스와 캄보디아로 폭격을 확대해 수백만 명을 죽였다.

미국 지배자들이 베트남 전쟁을 끝내기로 결심한 것은 1968년 설 공세와 1970년 캄보디아 폭격이 촉발한 미국 반전 운동 분출과 그러한 저항이 베트남 현지의 사병들에게 불어넣은 반란의 기운(전투 행위 거부와 장교 살해) 때문에 더는 전쟁을 지속할 수 없다는 점이 명백해진 뒤였다.

베트남 민중의 영웅적 저항은 미국의 패배에서 결정적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미국을 베트남에서 몰아낼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은 이라크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시가 제국주의에 건 ‘판돈’을 갑절로 올렸으므로 국제 반전 운동도 그에 맞선 저항 건설 노력을 배가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