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부가 이란 위협과 함께 레바논 헤즈볼라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월 10일 영국의 〈데일리 텔레그래프〉가 폭로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부시는 헤즈볼라를 겨냥한 CIA의 공작 활동을 핵심 내용으로 하는 비밀 계획을 승인했다.

이 계획은 CIA가 친미 시니오라 정부에 재정·병참 지원을 하도록 허용하고, 심지어 레바논 내 반헤즈볼라 단체들과 친정부 활동가들에게도 자금을 대도록 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지난해 여름 레바논에서 헤즈볼라가 이끄는 저항 운동에 쓰라린 패배를 당한 바 있다. 그 뒤 시니오라 정부는 헤즈볼라가 주도하는 반정부 운동의 강력한 도전에 시달렸다.

따라서 부시의 이러한 조치들은 헤즈볼라를 겨냥한 것이자 “이라크 함락 이후 커지고 있는 이란의 중동 지역 영향력을 차단하기 위한 시도”(〈데일리 텔레그래프>)이기도 하다. 미국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레바논 정부에 미제 장갑차 2백85대를 제공할 계획이고, 이미 지난 13일 그 중 20대를 레바논 정부군에 넘겼다.

그러나 헤즈볼라가 이끄는 반정부 진영도 시니오라 정부에 맞선 투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정부 진영은 1월 20일 성명을 발표해 오는 23일 하루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신자유주의

이 계획은 레바논 노동자들의 광범한 지지를 얻고 있다. 1월 4일 시니오라 정부는 서방의 지원을 얻어낸다는 명분을 내세워 대규모 경제 ‘개혁’ 프로그램을 내놨다. 여기에는 부가세 인상, 연료와 전기에 대한 보조금 폐지, 통신·전력 부문 사유화 등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레바논 노총은 이미 몇 차례 정부의 이런 ‘개혁’ 조치들에 맞서 연좌 시위를 벌였고(반정부 운동은 옳게도 이 시위를 지지했다), 반정부 진영의 이번 총파업 호소에도 적극 동참할 뜻을 밝힌 상태다.

한편, 레바논 유력 일간지 〈데일리 스타〉에 따르면, 지난 17일 레바논 남부 리타니강 부근 자우타르에서 유엔군 소속 스페인군 병사들과 현지 주민들 사이에 충돌이 벌어졌다. 유엔 결의안이 규정한 유엔군 활동 지역(리타니강 남부 지역)이 아닌 곳에 유엔군이 나타나자 주민들이 몰려나와 병사들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그들이 들고 있던 사진기를 빼앗은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주민들은 그들[유엔군 병사들]이 [헤즈볼라의] 무기 보관소를 염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레바논에서 고조되고 있는 긴장을 감안할 때 한국군의 레바논 파병은 위험천만한 일이 될 수 있다. 레바논인들은 외국 군대를 환영하지 않는다. 정부는 레바논 파병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