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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50만 명이 전쟁 중단을 외치다

지난 1월 27일 미국 워싱턴에서 대규모 반전 시위가 벌어졌다. 이 날 시위를 조직한 미국의 반전 단체 ‘평화정의연대’(United for Peace and Justice)는 시위 참가자가 무려 50만 명에 이른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2003년 이라크 침략 이후 미국에서 벌어진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 가운데 하나고, 최초로 시위대가 국회의사당 주변을 완전히 둘러쌀 수 있었다.

이 날 시위의 두드러진 특징은 다양성이었다. 학생들, 왕년의 반전 활동가들, 노동조합 활동가, 유명 영화 배우 등이 참가했다.

특히 시위 대열 곳곳에서 많은 군인과 군인 가족들을 볼 수 있었다. 집회 순서 중에는 참전 군인들이 자신의 경험을 말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군인들이 너무 많아 넓은 연단이 순식간에 꽉 찰 정도였다.

집회 분위기는 밝고 힘차고 급진적이었다. 사람들은 최근 부시의 증파 결정에 엄청나게 분노했고 이라크 점령 중단, 이란 확전 반대 구호를 크게 외쳤다. 또, 연단의 연사가 부시를 비판할 때마다 “부시를 탄핵하라!”는 호응이 대열 곳곳에서 터져나왔다.

“부시를 탄핵하라”

집회 참가자들은 부시 정부뿐 아니라 최근 민주당의 행보에 대해서도 매우 비판적이었다.

많은 연사와 시위 참가자들은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게 승리를 안겨 줬음에도 의회가 상징적 성격의 증파 반대 결의안 외에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시위 대열에서 “나는 평화를 위해 투표했다” 등 민주당에 대한 불만이 드러난 팻말들을 흔히 볼 수 있었고, 2004년 대선 때 민주당 후보 존 케리를 지지했던 영화 배우 수잔 서랜든은 “이라크 사망자를 줄일 특단의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나는 더 이상 정치인들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대중의 이런 급진적 분위기는 이 날 시위에 참가한 10여 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커다란 압력이 됐다. 이 때문에 심지어 연단에 섰던 한 민주당 의원조차 당장 전쟁 예산 지원을 중단하지 못하는 민주당 지도부의 최근 행동을 비판해야 했다. 분명, 이 날 시위는 미국 주류 정치권 전체에 엄청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전 세계인들이 부시의 이라크 추가 파병에 분노하고, 이라크 점령의 위기 때문에 미국 지배자들의 분열이 심각한 상황에서 이처럼 규모가 크고 급진적인 반전 시위가 열린 것은 매우 고무적인 소식이다. 27일 워싱턴 시위에서 나타난 대중의 분노와 자신감을 지속적인 행동으로 이어간다면 부시 정부의 위기를 더 심화할 수 있을 것이다.

전 세계 반전 운동은 워싱턴 시위의 열기와 정서를 3월 17~20일 전쟁 반대 국제 행동 조직으로 이어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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