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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당 와해:
‘위장 이혼’ 사기극에 속지 말라

열우당이라는 난파선에서 ‘승객’들이 뛰어내리고 있다. 임종인·이계안·최재천에 이어, 열우당 창당 주역 천정배마저 “타이타닉에선 뛰어내리는 게 상책”이라며 뒤를 따랐다.

이미 사분오열한 열우당의 나머지 ‘1등 승객’들은 망망대해에 뛰어들 자신감이 없어 배 안에서 “쥐떼”처럼 우왕좌왕할 뿐이다.

당내 최대 계파인 ‘실용파’의 우두머리 정동영도 탈당 시기를 짱 본다. 김근태는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선장’이라는 지위 때문에 어쩌지도 못한다. 일부 “쥐떼”는 한나라당 배로 갈아탈지도 모른다.

노무현은 “차라리 내가 탈당하겠다”며 열우당 해체만은 막아 보려 했다. 29일 중앙위에서 친노 직계 그룹이 기초당원제를 수용하며 ‘후퇴’하자 탈당 러시가 주춤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분열은 돌이킬 수 없는 추세다.

이들은 ‘신장개업’의 범위와 주도권을 놓고 또 자중지란에 빠질 것이다. 따라서 2월 14일 전당대회는 열우당 ‘폐업대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노무현과 열우당 사수파는 순순히 물러서지 않을 것이다. 노무현은 개헌 ‘꼼수’를 포기하지 않았다.

열우당의 파산은 자업자득이다. 노무현과 열우당 정권은 대중의 개혁 염원을 끊임없이 배신했다. 이라크 파병, ‘4대 개혁입법’ 사기극, 한미FTA 추진, 비정규직 확산, 연금 개악, 전략적 유연성 합의, 평택 미군기지 이전 등 배신의 목록은 끝이 없다.

이 같은 배신과 개악을 위해 아예 한나라당과 ‘신자유주의·친제국주의 대연정’을 하려 해온 장본인들이 이제 와서 ‘반한나라당 전선’ 운운하는 것은 역겨운 일이다.

배신 목록

최근에도 노무현은 한나라당과 ‘민생회담’을 하려 한다. 한미FTA·국민연금 등 ‘개악 공조’할 의제가 산더미이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진작에 나섰서야” 했다며 환영이다.

노무현과 열우당의 개혁 배신 때문에 열우당 왼쪽에 커다란 정치적 공백이 생겼다.

천정배·최재천 등 ‘열우당 개혁파’가 탈당으로 노리는 것이 바로 이 공백이다. 이들은 모두 ‘민주·진보개혁 세력’의 통합을 외친다. ‘미래구상’ 등 시민사회 운동 진영과도 연계를 맺어, 그 동안 잃어버린 옛 지지층을 모으려 한다.

사실, 천정배 등은 노무현과 열우당의 신자유주의·친제국주의 정책에 반대하지 않았다. 2004년에 열우당 원내대표였던 천정배는 “목적 달성을 위해 이라크 파병 연장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며 파병 연장에 앞장섰고 ‘테러방지법’까지 추진했다. 2004년 연말에 우익의 반발에 타협해 ‘국가보안법 폐지안 처리 유보’를 제안한 것도 천정배였다.

최재천은 레바논 파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여러모로 진보적 입장을 취해 온 임종인이 이런 자들과 “힘을 모아 새로운 희망을 만들자”고 하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천정배 등은 “열우당이 만든 상품은 그 효능과 품질은 따져보지도 않은 채 외면하는”(이계안) 현실을 볼 때 일단 “헤어져서[있다가] … [대선 때]다시 만나는 쪽을 모색하자”(천정배)는 것이다. 천정배는 “어느 위치에 있든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했다. 정동영도 “결국 대통합의 길에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기에 몰린 사이비 개혁가들의 절망적 도박과 꼼수가 난무하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것을 “회사를 부도낸 뒤 채권자의 빚 독촉을 모면하려[는] … ‘위장 이혼 작전’”이라고 비꼬았다. 〈한겨레〉도 “별 차이가 없는 정당을 새로 만들자고 당을 떠나거나 깨자는 것은 일종의 꼼수”라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진영은 이런 사기극을 폭로하면서 열우당 붕괴로 형성된 정치적 공백을 메우기 위한 진취적 도전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