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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응재 씨의 분신 사망:
죽음을 낳은 탄압과 배신에 항의한 노동자들

택시 노동자 전응재 동지의 사망을 낳은 탄압과 배신에 항의하는 첫 집회가 지난 1월 31일 열렸다. 우창 사업장 앞에서 진행된 이날 집회에는 '택시 월급제 사수를 위한 비상모임'이하 '비상모임')과 전해투, 화물연대 등에서 50여 명이 참가했다. '다함께'회원들도 3명이 팻말을 들고 참가했다.(전주에서도 한 명의 회원이 참가했다)

우리가 준비한 팻말과 신문 기사는 반응이 뜨거웠다. 노동자들은 "팻말은 우리가 준비했어야 하는데, 동지들이 대신 해줬다", "(신문을 보고는) 기사 정말 잘 썼다. 딱 맞는 얘기다"며 연신 감사를 표했다.

이날 집회에선 전응재 동지를 살해한 우창 사업주에 대한 분노가 쏟아졌다. 우창기업은 노동탄압과 부당해고, 온갖 불법 행위로 전응재 동지를 죽음으로 내몬 장본인이다. 인천의 대다수 택시 사업장에서 이런 일들이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는 터라, 노동자들의 분노는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인근 사업장 소속의 한 노동자는 "나도 사측에 찍혀서 별의 별 짓을 다 당했다. 차량에 죽은 생선머리를 넣어 놔 지독한 냄새와 구더기들을 치우느라 고생한 적도 있다"고 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내 동료가 노조활동 경력 때문에 부당해고를 당해, 중노위에서 승소했는데도 아직 복직이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민주택시연맹 인천본부 지도부는 사태를 방조하고 노동자들을 배신해 왔다. 특히 지난해 말 체결한 임금협정은 노동자들의 분노에 불을 지폈다.

한 노동자는 "차라리 그냥 두지, 임금을 깎는 협상을 왜 했겠냐?"면서 "염창만(민택 인천본부장)과 인천본부가 사측에게 받은 게 많다"고 말했다. 노동자들에 따르면, 민택 인천본부 간부들은 지난해에 사측이 제공한 해외여행을 즐겼고, 수백만 원씩의 돈을 받았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염창만 본부장은 18년이나 단위노조 위원장을 맡으면서 부패한 관료로 명성이 나 있다. 우창분회 김익환 위원장은 소위 '떳다방'으로 불리는 분양권 전매사업에 조합원들을 동원하고, 조합비 일부를 횡령하기도 했다.

더구나 민택 지도부는 지금도 전응재 동지의 죽음에 대해 사과 한마디 없이 사태를 덮기에 급급하다. '비상모임'이형기 대표는 "열사의 죽음에 이렇게 조용한 경우는 처음 본다"면서 "사측의 사과와 유가족에 대한 충분한 보상도 없이 서둘러 장례를 치른다는 게 말이 되냐"고 통탄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이 문제에 침묵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지금 노동자들은 "아무리 떠들어도 나서지 않는"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해 갑갑한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비상모임'에 따르면, "현장 대장정을 하겠다"던 민주노총 신임 이석행 위원장은 '아직 임기가 시작되지 않았다', '잡힌 일정이 빡빡하다'는 핑계로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인천시당도 아직까지 아무런 입장도 표명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을 배신한 민택 인천본부 간부들이 당원들인데도 말이다.

이에 대해 한 노동자는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근간을 잊고 있다"고 따끔하게 비판했다. 이 동지의 지적은 의미심장하다. 민주노총·민주노동당이 민택 지도부의 배신에 끝까지 침묵한다면, 노동자들의 실망과 환멸만 부추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