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서울고등법원은 노동부가 이주노조 설립 신고를 반려한 것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이것은 이주노조가 만들어진 후 2년 반 만에 내려진 판결이다.

그 동안 노동부와 정부는 이주노조 조합원들이 미등록 체류자들이라는 이유로 노조 결성 권리를 부정했다.

이주노조 아노아르 위원장은 “꿈같은 일이다. 이주노동자들의 기나긴 투쟁의 성과[이며] …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투쟁하니까 하나씩 얻어낼 수 있구나하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주고 있다. 특히 그 동안 탄압에 맞서 이주노조를 지키려고 고군분투해 온 이주노조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은 매우 고무됐다. 2월 4일 열린 이주노조 총회에 1백여 명이 넘는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기쁨을 나눴다.

‘튀는 판결’

이주노동자들은 이번 판결을 계기로 단속 추방을 비롯한 여러 탄압과 차별을 저지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정부와 주류 언론들은 이번 판결을 크게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다.

〈세계일보〉는 이 ‘튀는 판결’이 “불법체류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가 우후죽순처럼 생겨 … 불법체류자 단속과 강제출국 반대 운동에 적극 나서는” 효과를 낼 것이라며 우려했다. 노동부는 “이들은 추방 대상으로 …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며 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하겠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는 이미 이주노조 활동가들을 악랄하게 표적 단속해 왔다.

그리고 이 판결 다음 날 노동부 인천북부지청 안에서 한 몽골 여성 노동자가 퇴직금 문제를 상담하다가 들이닥친 경찰에게 연행됐다.

사실, 이런 사건은 종종 있어 왔으나, 비인권적 처사라는 사회적 비난 때문에 법무부는 이런 경우 단속을 ‘자제’해 왔다. 이 사건은 노동부와 법무부가 단속 권한도 없는 경찰을 투입해 무리하게 단속을 하면서까지 이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경고’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정부와 언론이 우려하는 단속 반대 운동을 그 어느 때보다 활성화해야 한다. 올해 들어 벌써 한 중국인 이주노동자가 단속 과정에서 사망했다. 또, 한 필리핀 이주노동자는 단속을 피하다가 공장 2층에서 떨어져 무릎 인대가 완전히 파열했다.

안산에서는 경찰과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이 살인 사건 용의자를 검거하겠다며 이주노동자 밀집 지역에서 대대적인 가택 조사와 검문검색 등 단속을 벌였다.

이런 일들이 날마다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언론이 우려하는 대로 단속·추방에 항의하는 운동을 강화하고 이주노동자들의 노조 가입과 결성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