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난 칼럼에서 핵가족 이데올로기를 다뤘다.

먼저, 많은 노동계급 여성은 광산보다는 가정에서 지내는 것이 훨씬 낫다고 생각했다.

점차 ‘가정주부’라는 관념, 따라서 여성이 ‘공적 영역’에서 물러나는 것이 미화와 선망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불안정하고 모순된 체제다. 바깥 세상의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가정은 존재할 수 없다.

우리가 피하고 싶은 것들 ― 경제적 궁핍, 사회적 긴장, 불평등, 착취 ― 이 가족 관계에도 스며든다.

20세기 동안 가족은 두 번의 세계대전을 겪었다. 세계대전 동안 여성은 대거 작업장에 진출했다가 남성들이 전장에서 돌아오자 가정으로 복귀했다. 또, 가족은 대량 실업과 산업의 붕괴를 겪었고, 특히 지난 30년 동안 많은 여성이 상용 노동자들이 됐다.

영국에서는 5세 이하 자녀를 둔 여성의 절반이 일하고, 막내아이가 11~15세인 여성의 80퍼센트가 일한다.

그리고 여성의 출산율이 낮아지고 있다. 최근의 연구를 보면, 젊은 영국 여성의 20퍼센트는 자녀가 없다. 피임약의 도입 같은 사회 변화들 때문에 여성에게 기대하는 것도 변했다.

여성 해방 운동 덕분에 여성의 지위가 향상됐다.

이런 변화들 때문에 핵가족 관념이나 여성의 바람직한 행동에 관한 사회적 편견이 도전받았다.

변화

그러나 가족은 여전히 강력한 이상이자 염원의 대상이다.

여성 삶의 변화는 모두 상당한 대가를 치렀다. 모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악화하던 때 여성이 대거 일자리에 진출했다. ‘노동 유연화’로 교대 근무와 임시직이 확산했다.

오늘날 남성과 여성은 30년 전보다 노동시간이 길고, 어린 자녀가 있는 남성의 노동시간이 가장 길다.

복지국가[사회보장 제도]가 후퇴해, 여성이 다른 사람을 돌봐야 하는 일이 더 늘어났다. 보육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서 여성의 13퍼센트만이 그것을 이용하고 있다.

아이를 가지려는 여성들은 여전히 해고나 휴직 등 때문에 “경력에 흠이 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고용 시장에서의 심각한 성별 분업도 여전해, 여성은 소매업·콜센터·돌봄노동 등 더 낮은 임금을 받는 일자리에 집중돼 있다.

이런 요인들 때문에 여성의 평생 소득은 남성보다 51퍼센트나 낮다.

1960~70년대 동안 투쟁의 목표였던 성(性) 해방은 성의 상품화로 귀결됐다. 아리엘 레비는 최신작 《완고한 여성 우월주의자 벽창호들》에서 이를 “외설 문화”로 묘사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성 해방은커녕 여성이 성적 대상이라는 관념을 강화한다. 게다가 이제 여성은 성공한 직장인, 헌신적인 어머니, 뛰어난 요리사 구실까지 해내야 한다.

자본주의는 여성 개인의 어깨에서 이런 부담을 모두 덜어낼 수 있는 가능성[‘현실’과는 구별된다 ― 옮긴이]을 만들어냈다. 무상 보육이 가능한 사회가 됐다.

괴리

그러나 오늘날 자녀 양육비의 93퍼센트를 부모가 떠맡고 있다.

국가와 언론이 이데올로기로써 가족을 뒷받침한다. 여성은 집에서 아이를 돌보면 무능력자 취급을 받고 직장에 나가면 나쁜 엄마 취급을 받는다.

엄청난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성 억압의 근원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사회화한 생산과 개별 가정에 맡겨진 재생산 사이의 모순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리는 계급 사회의 형성과 함께 시작된 심원한 괴리를 끝내야 한다. 그것은 바로 생산자 대중과 그들이 생산한 생산물 사이의 괴리다.

그러한 괴리를 끝장낼 때에만 우리는 다른 괴리들 ― 생산과 재생산 사이, 여성과 남성 사이의 ― 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마르크스주의자인 프리드리히 엥겔스는 미래 사회의 남녀 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것은 새로운 세대가 자란 뒤에야 결정될 것이다. 그 세대의 남성은 돈이나 사회적 권력 등의 수단으로 여성의 복종을 매수하는 일이 결코 없을 것이고, 여성은 진정한 사랑이 아닌 이유로 남성에게 복종하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두려워해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을 상상도 못할 것이다.

“일단 그런 사람들이 자라나면, 지금 우리가 그들의 의무라고 여기는 일들에 그들은 조금치도 신경쓰지 않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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