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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나자프 학살:
미국이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은폐하다

점령군과 이라크 정부군은 지난주에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 시 외곽에서 종말론 광신도들을 분쇄했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 사건이 이라크 저항세력에 맞선 조지 부시의 "증파"가 거둔 첫 번째 승리라고 말했다.

점령 당국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의 전투기들은 시아파 무슬림인 "천국의 병사들"이라는 단체가 지난주 토요일 나자프 시를 습격하려던 시도를 저지했다.

이것은 거짓말이었다.

이라크 일간 〈아자만〉과 독립적 저널리스트인 다르 자마일과 알리 알 파디야의 조사에 따르면, 희생자들은 전투원들이 아니라 지난 주말 '아슈라'[시아파 무슬림들이 기리는 종교적 성일(聖日)] 기념 행사를 위해 나자프 시로 가고 있던 시아파 순례자들이었다.

미국과 영국의 전투기와 무장 헬리콥터는 수풀에 숨어 있던 사람들과 [근처의] 자르카 마을로 피하려던 순례자들에게 기관총 세례를 퍼부었다.

교전은 [순례자] 행렬 ― 알 하타미 부족의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이 포함된 ― 이 이라크군이 설치한 검문소에 다가가자 그들에게 총격이 가해지면서 시작됐다.

다섯 명이 죽었고, 그 중에는 부족 지도자와 그의 부인이 포함돼 있었다.

알 하타미의 족장인 자바르 알 하타미는 자마일과 알 파디야에게 "이라크 정부군 병사들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우리는 매년 치르던 행사를 치르러 가는 중이었습니다" 하고 말했다.

하타미는 그들이 이라크 정부군과 협상을 하려 했다고 말했다.

"우리는 이 일이 이라크군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흔한 실수 중 하나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병사들에게 다가가 우리 중 다섯 명이 아무 이유 없이 죽었다는 것을 설명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많은 총알세례를 받고 크게 놀랐습니다."

순례자들은 고속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던 대추야자 나무들 사이로 피했다. 또 다른 부족인 알 카잘리가 와서 이들을 도왔다.

알 카잘리의 한 부족민은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요란한 총격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 호송대와 나자프로 가는 알 하타미 호송대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을 도우러 달려갔죠. 우리 부족과 그들 부족 사이에는 강력한 유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부족민들[알 카잘리 부족민들] ― 일부는 차량에 타고 있었고, 다른 이들은 걷고 있었다 ― 은 무장한 상태였는데, 이는 그들이 나자프로 가는 도중에 매우 위험한 지역을 지나야 하기 때문이었다.

순례자들이 스스로를 방어하기 시작하자 이라크군은 그들이 알 카에다, 사담 후세인 지지자들, 최신 무기들을 보유한 '천국의 병사들'과 교전 중이라며 미군과 영국군에게 공군력 지원을 요청했다.

학살 현장을 목격한 그 지역의 한 농부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미국 헬기들이 학살에 가담했습니다. 그들은 순식간에 그곳에 도착해 전혀 망설이지 않고 그 순례자들을 죽였습니다. 우리는 수풀에 갇힌 채 그들이 한 무리씩 차례로 살해당하는 것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어요."

부족 지도자들은 2백63명이 살해당했고, 2백1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6백 명이 체포됐다.

이라크 경찰은 수감된 사람들 가운데 1백 명 가량이 예멘, 알제리,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온 "수니파 테러리스트들"이라고 발표했다. 나중에 이 발표는 취소됐다.

학살 다음날 이라크의 알 샤르키야 TV 방송국에서 방송한 동영상은 이라크군에 포위된 수백 명의 남성과 여성, 어린이들을 보여준다. 최신 무기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다.

이라크 정부는 그들이 나자프의 고위 성직자들을 겨냥한 '천국의 병사들'의 공격을 저지했다는 발표를 번복했다.

'천국의 병사들'의 대변인은 그들이 이번 교전에 연루됐다는 주장을 강력히 부인했고, 그런 주장은 날조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아자만〉에 따르면, 그 부족들은 시아파 분파들 사이의 반목 때문에 공격을 받았다. "[그 부족들이] 제기하고 내놓은 구호와 요구들이 정부를 화나게 했고, 이것이 폭력적 대응을 부추겼던 듯하다."

두 부족은 모두 시아파 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시스타니와 SCIRI ―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수니파에 대한 종파적 공격을 저지르고 있는 민병대 ― 에 대해 비판적이다. 그들은 [이라크 정부가] 자신들에게 사담 후세인과 알 카에다의 지지자라는 딱지를 붙인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아자만〉의 보도에 따르면, 이라크 정부는 기자들이 이번 사건의 생존자들에게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