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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를 위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

정의를 위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투쟁

[편집자 주] 2000년 9월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민중 봉기)가 시작된 이래 1천2백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당했다. 작년 9월 11일 이후 이스라엘은 탱크와 전투기를 앞세워 인티파다를 끔찍하게 진압하고 있다. 4월에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의 예닌에서 5백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해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팔레스타인 분쟁의 근원과 해결책을 외국의 진보 저널을 통해 살펴 본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누구인가?

팔레스타인인들은 수천 년 동안 팔레스타인에서 살고 있었다. 1948년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될 때 수많은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에서 쫓겨났다. 그들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과 가자지구, 다른 아랍 나라들로 도망갔다. 그 때 이래 그들은 난민이 됐다.

팔레스타인 인구 8백만 명 가운데 5백만 명이 난민이다.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 1백만 명 가운데 4분의 3 이상이 난민이다. 요르단강 서안 지방에 거주하는 약 1백60만 명 가운데 65만 명이 난민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왜 이스라엘 국가에 반대하는가?

이스라엘이 건국되는 과정에서 75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자기 고향에서 인종 청소당했다. 1947년에 미국은 유엔에서 팔레스타인 분할안을 밀어붙였다. 미국은 약소국들을 협박해 당시 인구의 30퍼센트에 불과한 이스라엘 정착민들에게 팔레스타인 영토의 55퍼센트를 할당하는 분할안에 동의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이스라엘인들은 그조차도 만족하지 않았다.

1948년 4월에 이스라엘 군대는 데이르 야신에서 거의 3백 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학살했다. 1개월 뒤에 이스라엘 국가가 건설됐다.

흔히들 이스라엘이 아랍 국가들과 “전쟁”을 벌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아랍 지도자들과 뒷거래를 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영토의 77퍼센트를 차지한 반면, 요르단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을 손에 넣었으며 이집트는 가자를 차지했다. 그 뒤 1967년에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지방과 가자를 침공해 점령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의 물도 도둑질했다. 요르단강 서안 지방과 가자지구의 물 75퍼센트를 이스라엘이 가져간다. 이스라엘 사람 1인당 물 소비량이 팔레스타인인 4명과 맞먹는다. 점령지에 거주하는 이스라엘 정착민은 40만 명이다. 그들이 사는 정착촌은 이스라엘 군대의 보호를 받는 요새나 다름없다. 이스라엘 군대는 팔레스타인 마을들을 계속 봉쇄하면서 식량이나 다른 필수품의 공급을 차단한다.

이런 봉쇄 때문에 사람들이 병원에 가지 못해 목숨을 잃는다. 2000년 9월 이래 이스라엘의 봉쇄로 죽은 사람만 60명이다.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자살 폭탄 공격을 감행하는 이유는 바로 이런 빈곤과 절망 때문이다.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인 모두 평화 협상의 좌절에 책임이 있는 것 아닌가?

오슬로 평화 협상은 1993년에 시작됐다. 그 협상이 중동 평화의 진정한 기회라고 여긴 사람들이 많았다. 협상은 1987년 첫번째 인티파다의 여파로 시작됐다. 2000년에 평화 협상이 좌절되고 새로운 인티파다가 시작된 이래 1천2백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학살당했다. 이 수치는 이스라엘인 사망자 수보다 다섯 배 이상 많은 것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가 “최상의 협상 조건”을 거부했다고 비난한다. 그러나 평화 협상은 속임수였다. 그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배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그것을 끝내려는 것이 결코 아니었다.

오슬로 협정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 지방의 17퍼센트와 가자지구의 60퍼센트만 갖게 돼 있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거의 권한이 없게 될 터였다. 게다가 여러 지역으로 쪼개지게 돼 있었다. 이런 지역들을 연결하는 통행로들은 여전히 이스라엘이 통제하게 될 것이었다.

이스라엘 정착촌들은 고스란히 남을 것이고, 5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 중에 이스라엘 안의 고향으로 돌아올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었다. 2000년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통제할 수 있는 지역은 요르단강 서안 지방의 50퍼센트 이상으로 늘어났다. 왜냐하면 두 군데의 광활한 사막 지대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몫으로 추가됐기 때문이다.

평화 협정 아래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생활은 계속 나빠졌다. 지금 이스라엘의 총리가 된 아리엘 샤론은 2000년 9월에 예루살렘의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해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촉발했다.

샤론은 1982년에 레바논의 사브라와 샤틸라 난민촌에서 2천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학살한 사건에 책임이 있다. 그가 알 아크사 사원을 방문한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모욕을 주려는 계산된 행동이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가 폭발했으며, 새로운 인티파다가 시작됐다.

아라파트는 누구인가?

야세르 아라파트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지도자다. 그는 한때 이스라엘에 용감하게 도전한 것 때문에 유명해졌다. 그러나 지금 그는 평범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이스라엘과 타협하고 싶어하는 일부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표한다.

그는 왜 이스라엘과 손을 잡으려 하는가? 우선, 아라파트는 더 이상 게릴라 투쟁의 지도자가 아니다. 그는 1993년 이스라엘 지배자들과의 협상 산물인 오슬로 평화 협정으로 구성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이다.

둘째, 우리는 그가 일관되게 싸우는 투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아라파트는 주변 아랍국 지배자들이 팔레스타인인을 위해 싸우도록 로비하는 데 주력한다. 그러나 아랍 국가들은 대미 관계를 위태롭게 만들고 싶어하지 않는다. 미국을 등에 업은 이스라엘을 이기기 위해서는 아랍 노동계급의 요구와 팔레스타인인들의 자결권 요구가 결합된 아래로부터의 투쟁이 필요하다. PLO는 이러한 전략을 거부하고 협상을 추구한다. 분쟁의 근원인 원초적 불합리(가난·질병·주거 등)가 남아 있는 한 팔레스타인에 결코 평화가 오지 않을 것이다.

이 때문에 인티파다는 이스라엘에 맞서는 반란일 뿐 아니라 아라파트에 대한 반란이기도 하다.

시온주의는 인종 차별주의인가?

시온주의는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자는 정치 운동이다. 그것은 19세기 말에 동유럽에서 반유대주의, 즉 유대인 혐오가 확산되는 것에 대한 하나의 반응이었다. 그 사상은 유대인 주민의 일부를 반유대주의가 없는 지역으로 이주시키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대부분의 팔레스타인인들을 자기 땅에서 쫓아내고 남아 있는 사람들의 정치적 권리를 전면 부정하는 것을 뜻했다. 팔레스타인에 정착한 유대인들은 유럽의 억압받던 존재에서 중동의 억압자로 변신했다.

이스라엘 인구의 5분의 1인 1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 국경선 안에 살고 있는데도 이스라엘은 “유대인을 위한 유대인의 국가”를 추구한다.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된 뒤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자기들의 토지 85퍼센트를 빼앗겼다. 이스라엘 국가가 아랍인 1인당 지출하는 교육비는 유대인 1인당 지출의 절반밖에 안 된다.

유대인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아랍인보다 33퍼센트나 더 많다. 1940년대 이래로 이스라엘 내에 건설된 아랍인 도시는 단 하나도 없다. 아랍인이 주택 건축을 신청했다가 거부당한 건수가 2000년에만 약 2만 2천 건이나 됐다. 물이나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는 팔레스타인 마을들도 많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일자리를 구할 수도 없다.

시온주의자들의 대부분은 팔레스타인인들과 아랍인들을 열등한 인종으로 취급한다. 1980년대에 이스라엘 총리였던 메나헴 베긴은 팔레스타인인들을 “두 발 달린 동물들”로 묘사했다. 전 세계의 많은 유대인들은 이스라엘의 정책들을 혐오한다.

귀환권이란 무엇인가?

지금 이스라엘의 귀환법은 세계 어느 곳의 유대인이라도 이스라엘에 정착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러나 5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 가운데 88퍼센트는 자기 고향 근처의 중동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그들에게는 그런 권리가 없다.

이스라엘 국경선 안에는 이 난민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적절한 공간이 있다. 난민들의 90퍼센트 이상이 자기들과 자기 조상들이 살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스라엘 국가의 인종 차별주의적 성격이 위협받을 것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다수가 될 것이고 시온주의자들에게 반대표를 던질 것이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은 결코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유엔에서 통과된 “이스라엘 국가와 팔레스타인 국가가 병존”한다는 미국의 제안이 평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미국의 방안은 미국 주도의 대이라크 공격에 아랍권의 지지를 끌어모으려는 교활한 책략이다. 부시는 작년에 아프가니스탄 폭격에 대한 아랍의 지원을 얻고 싶어서 자기가 팔레스타인 국가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비전”은 금방 사라져 버렸다. 유엔의 제안은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팔레스타인 점령을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나가야 한다고 요구하지도 않는다. 이스라엘은 유엔의 제안을 수용했다. 미국의 제안은 지난 53년 간 유엔을 통과한 수많은 결의안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런 결의안들은 이스라엘이 점령지에서 철수해야 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런 결의안들을 무시했다. 미국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이 자기들의 “경비견”이라고 생각한다. 아랍 민중이 부패한 지배자들에 대항해 봉기를 일으키고 미국의 석유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가능성을 억누르는 경비견 말이다. 미국은 1967년 이래로 184조 원의 경제·군사 원조를 이스라엘에 제공했다. 미국이 중동에 미치는 영향력은 그 지역에서 문제를 일으킬 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해결책은 무엇인가?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의 억압에 맞서 자기 방어와 항거의 권리를 갖고 있다. 미국이 제공한 최첨단 총·헬기·탱크·전투기로 무장한 이스라엘 군대가 돌멩이로 무장한 어린이들을 살해하고 있다. 분리된 두 국가는 결코 진정한 대안이 아니다.

그렇게 되면 경제적·군사적으로 강력한 이스라엘이 힘없는 팔레스타인을 계속 지배할 것이다. 중동의 진정한 평화와 정의를 위한 유일한 선택은 세속적이고 민주적인 팔레스타인 국가에서 유대인과 아랍인들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것이다.

모든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귀환할 수 있어야 하고 소수 민족의 권리가 전면 보장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