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경향신문〉은 검찰이 작성한 ‘포항건설노조 불법파업 사건 조사 결과’ 보고서를 폭로했다. 이를 통해 검찰이 지난해 7월 포항건설노조의 포스코 본사 점거 농성을 파괴하려고 별별 짓을 다 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의 말처럼 “파업 파괴를 위해 검찰이 감행한 월권행위를 보고 있자면, 이들이 검찰인지 조폭인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검찰은 경찰 폭력으로 죽은 하중근 열사 문제에 개입해, 부검 장소를 조합원들이 모이기 힘든 대구 쪽으로 옮기려 했다. 하중근 열사의 유족을 설득해 장례를 가족장으로 치러 노동자들의 투쟁을 막으려고 하기도 했다.

“임단협 합의안 찬반투표에 영향이 있으니” 실업급여를 지급하지 말라고 노동부에 요구하고, 노조원 자격 규정, 파업 관련 투·개표 등에 정부가 개입할 필요성과 대체인력 투입을 허용할 입법이 필요하다고 하는 등 사측인 포스코의 입장과 다를 바 없는 주장도 했다.

파업 노동자들을 최대한 많이 구속하려고 “범죄 사실보다는 답변하기 어려운 사항을 묻”는 야비한 짓도 했다. 감히 삼성 이건희는 소환조차 못하는 검찰이 이런 방식으로 파업 노동자 70명을 한꺼번에 전원 구속하는 “경이적인 사건”을 만든 것이다.

“경이적인 사건”

게다가 검찰은 파업을 지원하는 민주노동당 단병호 의원과 김숙향 포항시의원을 사찰하고 형사처벌하려 했지만, “자료가 부족”해 처벌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또, 보고서는 “청와대의 방침에 따라 경찰이 포스코 본사 건물에 공권력 투입을 확정”했다고 밝혀, “유연한 진보”를 요구하고 ‘개혁 정권’을 자칭하는 청와대가 사실상 사건을 진두지휘했음도 드러났다.

이런 파업 파괴 행위에 대해 검찰은 “통상적인 활동”이라며 문제될 게 없다고 밝혔다.

노무현은 참여정부 들어서 “권력이 합리화되고 정경유착이 끊어졌”다고 말하지만, 검찰·경찰의 “통상적인 활동”이 이렇게 기업주들 편향인 것은 이 국가관료들이 기업주들과 “천 갈래 만 갈래의 끈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혁 정부’ 시대에도 검찰·경찰·국정원 등의 ‘공정성’이나 ‘정치적 중립’ 따위를 믿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지가 다시 한 번 드러난 셈이다.

다행히 이번 폭로를 계기로 건설노조의 투쟁이 되살아나고 있다. 2월 22일 열린 대검찰청 앞 기자회견에는 8백 명의 노동자들이 참가해 이번 사건 책임자 처벌과 구속자 석방, 건설업법 개정 등을 요구했다. 아직 하중근 열사의 죽음에 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

민주노총 이석행 지도부는 이런 당면 투쟁 과제들을 뒤로 미룬 채 “현장 대장정”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연대와 투쟁 건설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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