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1일 이탈리아 중도좌파 연립정부의 총리 로마노 프로디가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 동의안 부결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런 정치적 혼란은 최근 비첸차의 미군기지 확장 반대 대중 시위에서 드러난 대중적 반전 정서의 압력 때문이었다. 이 시위에는 재건공산당 당원들도 대거 참가했다.

그러나 재건공산당 지도부는 이런 정서를 애써 외면했다. 이번 표결에서도 재건공산당(리폰다찌오네 꼬무니스타) 의원들은 1명을 빼고 모두 파병 연장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그들은 연립정부를 깨지 않는 것이 베를루스코니와 우파의 복귀를 막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믿기 때문에, 제국주의 전쟁에 동참하고 신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는 프로디에 일관되게 반대할 수 없었다.

약점

재건공산당의 이런 약점을 잘 아는 프로디는 총리직을 사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프로디는 신자유주의적인 2007년 예산안을 상원 표결에 부치고는 예산안 통과를 자신의 신임과 연계해, 재건공산당과 연립정부 내 다른 좌파들을 단속했던 경험을 반복하려 한다.

프로디는 자신이 다시 총리로 복귀하는 대신 아프가니스탄 파병 연장 찬성을 포함한 12개 조항에 합의하라고 종용했다. ‘베를루스코니가 돌아오는 게 싫으면 내가 시키는 대로 해!’ 하고 윽박지른 것이다.

중도좌파 일간지 〈라 레푸블리까〉는 베를루스코니와 우익의 복귀를 막고 프로디 정부의 안정을 유지하려면 극좌파들이 프로디의 “개량주의적 정치 계획”을 군말 없이 따라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베를루스코니의 복귀설로 혼란에 빠진 재건공산당 지도부는 이런 협박에 다시 한 번 굴복할 듯하다. 그들은 반대표를 던진 상원의원 2명을 연립정부 내 우파와 주요 언론들이 마녀사냥하는 것을 방관했다.

심지어 재건공산당의 프란코 죠르다노 총재는 “우리에게는 오로지 프로디만이 있다” 하고 말했다. 지금 재건공산당 지도부는 곧 있을 프로디 복귀 재신임 투표에서 이탈표가 나오지 않도록 의원들을 단속하느라 바쁘다.

그러나 이것은 베를루스코니와 우익의 복귀를 효과적으로 막지도 못할 뿐아니라 이탈리아 대중 투쟁에 해로운 영향을 끼칠 것이다.

대중 행동

프로디 정부의 목표는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유지해 이탈리아 국가의 제국주의적 위신을 유지하는 것 외에 이른바 ‘유럽 경제의 병자’인 이탈리아 경제를 신자유주의적 방향으로 급속히 구조조정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다.

실제로, 연금혜택 축소 등 복지예산을 대폭 삭감해 재정적자를 줄이는 것을 비롯해 각종 신자유주의 정책들이 줄줄이 대기중이다. 12개 조항에 합의하는 것은 재건공산당 지도부 다수가 이런 공격에 맞선 저항을 조직하지는 않고 수수방관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런 타협으로 우익의 복귀를 막을 수 있을 거라는 재건공산당 지도부의 착각과 달리, 프로디는 우파 야당의 일부인 기독교민주연합을 연립정부로 끌어들이려 한다. 이는 주류 정치의 우경화를 더한층 촉진할 것이다.

지금 중요한 것은 재건공산당 지도부의 타협에 반대하는 재건공산당 평당원들의 분노를 대중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이것은 재건공산당 내 혁명적 좌파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