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릿한 녹슨 깡통 사진들. 도로매설폭탄에 파괴된 미군 차량. 영어 표기(이란어가 아니라)가 선명한 박격포 탄피. 경찰차에 박힌 구리뭉치. 이란 첩보요원이라는 군복 입은 남자 사진과 혁명수비대 로고가 들어간 신분증.

바로 이런 것들이 이란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무장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저항세력이 이란 최고 지도자들의 지령을 받고 있음을 증명한다며 미국이 내놓은 “결정적 증거”다.

그걸 어떻게 아느냐고? 미군에 체포된 이른바 이란 첩보요원들이 조사관들에게 죄다 털어 놨으니까. [그리고] 그들이 알려준 정보는 미국의 돈을 받는 이란 반정부 단체들도 확인해 준 것이니까.

이것은 익숙한 얘기다. 4년 전 우리를 전쟁으로 내몰기 위해 토니 블레어가 떠들어댄 얘기들 ― “극비 문서”니 “대량살상무기”니 “니제르에서 반입된 우라늄 덩어리”니 “45분”[블레어는 후세인이 45분 안에 “대량살상무기”로 서방을 공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니 하는 얘기들 ― 을 떠올려 보라. 지금 우리는 의심을 거두고 미국 정부를 한 번 더 믿어 달라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들은 이 “증거”가 물증으로 “가득 찬” “2백 쪽짜리” 기밀 문서의 일부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 문서의] 단 6쪽만이 공개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 만한 것들이다.

그러나 이 증거들을 아무리 살펴봐도 단순 절도 혐의조차 입증할 수 없을 만한 수준이면 어떤가. 어찌 됐든 이란 전쟁의 명분만 쌓으면 그만이다.

널리 의혹이 제기되자 미국 정부 내의 비공식 “소식통들”은 기자들에게 자신들이 이라크 침공 직전 콜린 파월 전 미 국무부 장관이 저지른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일부러” 증거 가치를 낮춰 잡고 있다고 말했다.

배후 세력

다른 한편, 권위 있는 기관인 미국 국가정보평가국(NIE)은 최근 비공개 보고 2주 전에 유출된 보고서에서 이란과 시리아가 이라크에서 “폭력을 부추기는 주요 배후 세력이 아닐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NIE는 기술 정보를 대부분 인터넷에서 얻는 수많은 단체들 ― 종종 서로 알지 못하는 ― 이 이라크 저항세력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저항세력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수많은 전직 군인들에게 도로매설폭탄의 재료들이나 다른 많은 무기들은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허술한 주장들이 페르시아 만(灣)에서 미군의 대규모 병력 증강이 이뤄지는 순간에 제기됐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미군은 반미 성직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와의 일전을 위해 바그다드 동쪽의 시아파 거주지를 봉쇄하고 있다.

이 증거를 그저 웃어넘겨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네오콘들이 이란과 시리아로 전쟁을 확대할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않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