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과 점령이 부른 비극은 말로 다할 수 없다. 정말이지 “[이라크] 침략이 초래한 재앙은 [전쟁 전에] 사람들이 내놓은 그 어떤 최악의 전망조차 훌쩍 뛰어넘고 말았다.”(노엄 촘스키)

오늘날 “이라크는 세계 최악의 난민 위기가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국제난민기구’)

미군 점령 뒤 무려 2백만 명이 이라크를 탈출했다. 또 다른 1백70만 명은 이라크 내에서 유랑 생활을 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는 올해 안에 1백만 명이 추가로 이라크를 떠날 거라고 예상한다.

엄청난 난민 위기의 배경에는 미군 점령이 낳은 끔찍한 폭력과 경제적·사회적 재앙이 있다. 저명한 의학 저널 《랜싯》의 보고를 보면, 미국의 침략 뒤 무려 65만 명이 넘는 이라크인들이 전쟁과 점령의 결과로 사망했다. 2003년 침략 뒤 지금까지 사망한 어린이들만 26만 명이다.

유엔 특별조사관 맨프레드 노와크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미군과 이라크 정부군이 자행하는] 고문은 전혀 통제할 수 없다. … 많은 사람들은 차라리 후세인 정권 시절이 더 나았다고 말한다.”

점령이 부른 온갖 폭력 때문에 이라크에서는 외출도, 사원에 예배하러 가는 것도,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도, 모두 커다란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 돼 버렸다.

경제 생활도 처참하다. 점령 뒤 치솟은 물가 때문에 평범한 이라크인들은 기본적인 식료품과 생필품조차 구할 수 없다. “지난해 11월까지 석유 1갤런[약 3.78리터] 가격은 4센트밖에 안 됐다. [그러나] IMF가 정부 보조금을 폐지하라고 [이라크] 석유부에 압력을 넣은 뒤에는 공식 가격이 67센트까지 올랐다.”(〈뉴욕타임스〉)

팔루자

“이런 물가 앙등은 이라크인들에게 엄청난 타격이다. 이라크인들의 한 달 평균 수입은 겨우 1백50달러(약 14만 원)인데, 그나마 직업이 있는 사람들이나 그렇다.” 현재 이라크 노동자들의 60퍼센트 이상, 어떤 추산에 따르면 70퍼센트 이상이 실업 상태다.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표한 보고서는 각종 보조금 폐지와 국영기업 폐쇄 등 미국이 강요한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들 때문에 실업률이 급등했다고 지적한다. 현재 이라크인의 3분의 1이 빈곤에 허덕이는데, 이는 미국이 침공하기 전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미국이 ‘재건’을 떠든 지 4년이 지났는데도 이라크 인구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물(상수) 부족에 시달린다. 이라크 인구의 40퍼센트는 적절한 하수 시설조차 없이 살아간다.

위생 시설이 파괴되자 예전에 사라진 질병들(이질·콜레라·장티푸스 등)이 다시 창궐했다. 지난해 팔루자 ― 미국이 두 차례나 공격해 사회기반시설들을 초토화시킨 수니파 도시 ― 에서는 깨끗한 식수가 없어 어린이들의 설사 발병률이 70퍼센트나 증가했다. 아동 구호 단체인 ‘세이브 더 칠드런’(Save the Children)의 보고를 보면, 이라크에서 태어나는 신생아 1천 명 중 59명이 죽는다. 이것은 전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영아 사망률이다.

부시가 내놓은 ‘해결책’ ― 미군 증파 ― 은 이 모든 재앙을 더 악화시킬 게 분명하다. 지난해 여름 미국은 바그다드에 1만 4천 명이 넘는 군대를 증파했지만, “이미 심각했던 바드다드의 폭력 발생 수준이 무려 43퍼센트나 급증”(‘이라크 스터디 그룹’ 보고서)했을 뿐이다.

이라크 점령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그러나 우리가 막지 못하는 한 전쟁광들은 이 야만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전쟁과 점령이 낳은 야만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모두 오는 3월 17일 서울역 광장에 모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