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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7 국제공동반전행동 관련:
<한겨레>보도 유감

3·17 반전 시위에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이 모처럼 ‘호흡’을 맞춰 평화로운 집회를 만들어냈다”는 〈한겨레〉의 보도(3월 19일자)는 터무니없는 오보이다.

다른 많은 언론들이 보도했듯, 이날 경찰은 시위대가 예고한 행진을 막기 위해 2천여 명의 전경과 “50여 대의 경찰버스를 동원해 서울역 광장과 맞닿은 차도를 … 철저히 봉쇄했다.”(〈프레시안〉) 서울역을 빠져 나오기 전까지 시위대는 무려 30분 가량이나 경찰과 대치해야 했고, 행진 막바지에도 광화문1가에서 다시 1시간 가량 경찰과 대치하며 연좌 시위를 벌여야 했다.

〈한겨레〉는 또, “[경찰이] 불필요한 긴장과 갈등을 줄이려 했다”며 마치 이번 행진이 경찰의 관용과 선심 덕분에 ‘무사히’ 치러진 것처럼 묘사했지만, 이는 집회·행진의 자유를 위해 싸운 주최측과 시위 참가자들의 노력을 폄훼하는 것이고, 어떤 점에서는 모욕적이기까지 하다. 특히, 시위대가 “인도를 주로 이용해 행진을 벌”였다는 보도는 완전한 사실 무근이다. 이날 시위대는 서울역에서 나와 광화문1가까지 줄곧 애초 계획대로 도로를 점거한 채 당당히 행진했다.

〈한겨레〉는 김광일 파병반대국민행동 기획단 활동가가 “이번 집회는 평화를 위한 것이었기 때문에 경찰과 충돌을 원하지 않았다”고 말했다지만, 김광일 동지는 결코 이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김광일 동지를 인터뷰한 〈한겨레〉수습기자도 이 점을 시인하며 사과했다고 한다.(김광일 동지는 “경찰이 막지 않는다면 충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광일 동지의 항의에도 불구하고 책임 기자인 전진식 기자는 정정 보도 요청을 거부하며 “당신이 한 말을 녹음해 둔 것이라도 있느냐”는 오만한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번 기사는 그 전 〈한겨레〉의 보도들이 대체로 반전 운동에 공감을 표시해 왔고, 이번 3·17 행동을 앞두고도 신기섭 논설위원의 〈한겨레〉칼럼이나 〈한겨레21〉650호 정재권 편집장의 칼럼처럼 시위를 지지하는 훌륭한 글들을 실어 왔다는 점에 비춰 보건대, 악의적인 왜곡이라기보다는 담당 기자의 안일한 취재 태도와 평화주의적 환상이 오보의 주된 원인이었던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