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등 지자체에서 시작된 ‘공무원 퇴출제’가 중앙 정부까지 확대되고 있다. 행정자치부 장관 박명재가 공무원 퇴출을 위한 세부 지침을 마련하겠다며 공무원 퇴출제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고위 관료들의 부패·무능·관료주의에 대한 대중의 반감을 공무원 노동자 공격에 이용하며 전체 노동자들과 공무원 노동자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

정부는 정작 퇴출해야 할 고위 관료들의 비리는 눈감아 왔다. 론스타 ‘먹튀’ 사건의 주역인 재경부 고위 관료들이나 성추행 연루 공직자들은 제대로 처벌받지도 않았다.

반면, 대다수 하위직 공무원들은 비리를 저지를 만한 재량권도, 자신의 일에 대한 통제권도 없다. 하위직 공무원들이 주요 대상이 되는 공무원 퇴출제는 오히려 ‘줄 세우기’를 강화하고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워 관료주의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서울시청은 해마다 퇴출제를 실시하겠다고 하는데, 이런 상시 구조조정은 공무원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고 결국 공공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릴 것이다.

예를 들어, 서울시 퇴출자 명단에 소방직 1백57명이 포함돼 있지만, 소방직 공무원들은 인원이 부족해 24시간 맞교대로 무려 주 84시간을 일하는 등 살인적인 노동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정부는 행정기관 업무의 아웃소싱이나 민간 위탁을 시도하고 있다. 당연히 비정규직이 늘어날 것이고 사유화한 부문은 수익성을 이유로 요금을 올릴 것이다.

퇴출제는 다른 부문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이미 한국은행을 비롯한 국책 금융기관이 퇴출제를 도입하겠다고 밝혔고, 공기업 전반으로 퍼질 듯하다. 이는 ‘대기업 노동자 귀족론’처럼 다소 처지가 나은 노동자들을 고립시켜 공격하고 다시 전체 노동자의 처우를 끌어내리는 수법으로 일반 기업들도 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이처럼 공무원 퇴출제는 노동자 전체를 향한 공격의 방아쇠이다. 따라서 공무원노조가 대정부 투쟁을 조직할 뿐 아니라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이 공무원 퇴출제 저지 투쟁에 적극 연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싸우면 막을 수 있다

마포구청 공무원들은 지난 2월 공무원 퇴출제 시행 계획이 알려지자마자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단결해 즉각 투쟁에 나섰다. 노동자들은 출퇴근 시간에 퇴출제에 반대하는 리플릿을 배포했다. 점심 시간에는 조합원들이 참가한 대규모 규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이처럼 저항이 커지자 마포구청장은 노동자들의 기세에 밀려, 단 한 명의 공무원도 퇴출하지 못한 채 구조조정 계획을 폐기할 수밖에 없었다.

구로구청 공무원들도 값진 승리를 거두었다. 구로구청은 공무원 퇴출제의 한 형태인 ‘삼진아웃제’를 실시할 계획이었다.

공무원노조 구로지부의 활동가 이재열 동지는 지부 지도부가 투쟁에 소극적인 상황에서도 퇴출제 반대 리플릿을 만들어 구청의 구조조정 계획을 폭로하고, 단결해서 싸우자고 선동했다.

이 동지는 지부 전체 공무원들을 일일이 만나 투쟁을 선동하고, 연대하러 온 다른 지역 활동가들과 함께 순회 선동을 하기도 했다. 이 동지가 주도한 구청 현관 앞 촛불집회에는 멀게는 대구·경북 지역 활동가들을 비롯한 부천·과천 등 다른 지역 동지들도 참가했고, 이 같은 연대 투쟁에 힘입어 집회가 성공적으로 열렸다.

결국 조합원들의 지지가 모이고 대중적 압력이 형성되자 구청장은 당분간 ‘삼진아웃제’를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물러섰다.

이처럼 단호하게 싸운다면 퇴출제를 얼마든지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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