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6일 유엔 ‘기후변화 정부간 위원회(IPCC)’는 기후변화가 사회와 환경에 미칠 파급력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IPCC는 지난 2월 4일에도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근거와 예상되는 온난화 정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번에 발표된 보고서는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할 경우 입게 될 사회적 손실과 환경 피해를 다루고 있다.

지구온난화는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 사용으로 대기 중 온실가스가 많아져서 일어난다. 이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은 미국·중국·러시아와 세계 1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보고서에서 피해 규모를 낮추려고 막판까지 이의를 제기했고, 과학자들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일부 표현은 실제로 수정됐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막판 물타기에도 불구하고 보고서가 예측하는 지구온난화의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구 기온이 1.5∼2.5도만 상승해도 동식물의 20∼30퍼센트가 멸종 위기에 처하며, 바다가 지금보다 산성을 띠게 돼 산호처럼 껍질이 있는 동식물과 이들에 의존하는 해양 생태계가 영향을 받게 된다. IPCC는 지난 2월 보고서에서 2100년까지 평균 온도가 최고 6.4도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물 부족

2020년에서 2080년까지 해안가에 사는 수백만 명이 해마다 홍수 피해를 입을 텐데, 특히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삼각주에서 피해가 클 것이다.

2020년까지 아프리카에서만 현재의 열악한 물 수요를 기준으로 최대 2억 5천만 명이 물부족 위험에 노출되며, 21세기 말엽에 이르면 많은 인구가 밀집된 해안 지역은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최소한 GDP의 5∼10퍼센트를 지출해야 할 것이다.

중앙·남부·동남 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도 강에서 얻을 수 있는 담수가 줄어들어 2050년까지 10억 명 이상이 물 부족에 시달리게 된다. 특히 남부·동남 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는 홍수와 가뭄에 의한 콜레라와 같은 풍토병 발생률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은 빙하가 줄어들고 더 강한 태풍과 해수면 상승으로 생태계의 큰 혼란이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2080년까지 동식물의 60퍼센트가 멸종하는 지역이 생길 것이다.

라틴아메리카는 21세기 중엽이 되면 토양의 수분이 줄어들어 지금의 아마존 열대우림이 나무가 없는 대초원으로 바뀔 것이다.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수많은 동식물이 멸종해 생물 다양성이 심각하게 훼손될 것이다.

북아메리카에서는 21세기에 폭염의 강도와 지속 기간이 길어져 피해자가 늘어날 것이다. 인구와 주요 시설이 밀집된 해안 지역에서는 카트리나처럼 강한 태풍이 닥쳐 피해 규모가 클 것이다.

21세기가 지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지는데, 그린란드와 남극의 빙하와 얼음이 상당 부분 녹아 해수면이 4∼6미터 정도 상승할 확률이 50퍼센트 이상이다.

국내에서는 기상청이 IPCC 보고서를 토대로 기후변화의 피해를 예측한 결과, 2100년까지 기온이 4도 상승하고 산맥 지대를 제외하고 서울을 포함한 서해안·동해안 중부까지 아열대 기후로 바뀌게 된다.

환경부는 벼 수확량이 15퍼센트 감소하고, 기존의 산림 생물은 모두 고사하거나 고립돼 멸종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말라리아 같은 아열대성 전염병이 창궐할 위험도 경고했다.

양극화

IPCC 보고서는 가난한 나라와 가난한 계층일수록 피해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가난할수록 피해 방지 기술을 이용하기 어렵고, 기후에 맞게 산업과 생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여력이 적으며, 식량과 물 확보에서 자연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기 때문이다. 아프리카는 다양한 외적 조건과 낮은 적응력 때문에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으로 분류됐다.

사회의 양극화 때문에 한 대륙이나 나라 안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에게 피해가 집중될 것이다. 단적인 예로 인도네시아에 가뭄이 닥치자 평범한 현지 주민들이 사용하던 우물은 바닥이 났지만, 돈 많은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골프장들은 하루에 1천 톤의 물을 사용했다. 이러한 추세는 지구온난화 때문에 물이 귀해질수록 더욱 가속화할 것이다.

이러한 예측을 반영하듯, 보고서는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그 피해 규모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다양한 사회 조건에 따라 시나리오를 달리해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전 지구적으로 풍요와 빈곤이 양극화해 있고 기후변화 방지 노력이 지역적으로 파편화해 있는 시나리오(A2)일 때 피해가 가장 크다고 밝혔다.

따라서 지구온난화 피해를 줄이려면 전 지역의 사회·경제적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국제적 노력이 절실하다.

이에 반해 최근 한국 정부가 협상 타결한 한미FTA는 이러한 환경의 양극화를 더욱 부추길 것이다. 미국과 나프타(북미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수출진흥지역으로 지정된 멕시코의 마킬라도라에서는 유해 물질로 하천이 오염돼 깨끗한 물이 워낙 귀한 탓에 아이들에게도 물 대신 콜라를 먹일 정도다!

수질 오염을 막으려고 멕시코 정부가 미국 기업에 폐기물 시설 건설 허가를 내주지 않자, 그 기업은 나프타에 보장된 “투자자 정부 제소권”을 이용해 멕시코 정부한테서 1백65억 원의 피해 보상을 받아서 떠났다.

부의 양극화를 심화해 결과적으로 환경 피해의 양극화를 가져오고 무차별 경쟁으로 통합적인 환경 개선 노력을 좌절시킬 국가와 기업들의 시도에 맞선 투쟁을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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