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규한 기자가 쓴 “암울한 미래에 발을 들이려는 미래구상”(〈맞불〉41호) 기사는 범여권 개혁세력의 결집을 도모하고 싶어하는 ‘미래구상’ 일부의 위험한 행보를 잘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한규한 기자는 그래서 민주노동당이 ‘미래구상’과 선거연합 논의를 해야 한다는 것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인지 분명히 하지 않는다.

한규한 기자는 ‘미래구상’ 비판에 기사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그리고는 기사 끝부분에 이렇게 한 문장을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미래구상’의 모순을 비판하며 이들이 진정한 진보진영 선거연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강력히 촉구해야 한다.”

실컷 ‘미래구상’의 위험성을 드러내 비판해 놓고는 민주노동당이 ‘미래구상’을 ‘올바른’ 방향으로 견인해 선거연합을 해야 한다고 하니 독자로서는 ‘미래구상’이 선거연합 논의의 대상이라는 것인지 아닌지가 헷갈린다.

민주노동당이 ‘미래구상’과 선거연합 논의를 해야 하는 까닭은 ‘미래구상’이 상징하는 개혁 염원 대중을 사이비 개혁 세력이 아니라 진보진영으로 끌어당기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미래구상’의 일부 계획을 문제 삼아 선거연합 논의 자체에 소극적으로 임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지금은 정치적 역동성과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한 예로, 한미FTA 반대 운동의 부양력 때문에 천정배 같은 기성 정치인들조차 한미FTA 반대 운동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만약 한미FTA 반대 운동으로 천정배 등이 왼쪽으로 더 이동한다면 열우당 왼쪽에서 방황하는 대중의 정치적 대표로 떠오를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이렇듯 정치적으로 유동적인 상황에서 천정배 등을 “립스틱 바른 돼지”일 뿐이라고 간단히 치부한다거나 ‘미래구상’을 “립스틱”에 비유하는 것은 가변적인 상황에 따른 전술적인 고려를 배제한 경직된 태도다.

선거연합을 위해 열우당 이탈 세력에 대한 비판을 삼가서는 안 되겠지만, 변화 가능성을 차단한 채 그들의 위선을 폭로하는 것으로 소임을 다했다고도 할 수 없다.

안타깝게도, 한규한 기자의 글에는 이런 문제의식이 거의 없다. 그러니 열우당 이탈 세력을 폭로하고 ‘미래구상’을 경계하는 것 외에 선거연합 논의를 고무하기 위한 전술과 행동 지침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한규한 기자의 글을 읽은 독자들 중 상당수가 “오른쪽으로 이동”중인 ‘미래구상’과 선거연합을 추진해야 하느냐는 물음을 던졌던 것이다.

끝으로, 우리가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우선 주문해야 할 사항은 “‘미래구상’의 선거연합 구상을 추수하다가 함께 수렁에 빠지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는 경고라기보다는 ‘미래구상’에 대한 당 일각의 종파적 태도에 발목 잡혀 선거연합 논의를 주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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