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여성경제활동참가율이 처음으로 50퍼센트를 넘었다. 물론 가정에 갇혀 사는 것보다는 낫지만 한국에서 여성으로 일하는 것은 적잖이 괴로운 일이다.

70퍼센트가 비정규직인 여성 노동자들에게 노무현 정부 4년은 절망의 세월이었다.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수는 계속 증가했다.

사용자들은 비정규직 악법이 통과되기 훨씬 전부터 2년 이상 일한 비정규직들을 서둘러 해고했고, 기간을 적지 않는 ‘0개월’ 근로계약서까지 등장했다. 얼마 전 정부가 타결한 한미FTA로 비정규직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정부는 공공부문에서부터 비정규직 차별을 고착화할 무기계약직을 도입하고 외주화를 확대하려 한다. 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63.2퍼센트가 여성이다.

‘노동부’ 비정규직 노동자의 증언을 들어보자.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차 심부름은 물론이고 화장실 청소에다가 공무원과 상담원 책상까지 닦아야 했으며, 해고될까 봐 육아휴직은 꿈꿀 수도 없다. 어느 비정규직 노동자는 자기가 어느 소속인 줄도 모르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민원상담·민원접수를 하고 있다.”

많은 여성 노동자들은 당연한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여성 취업자의 절반은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 상시 5인 미만 고용 사업장에서 일한다.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에서도 대부분 배제된 여성 노동자들에게 생리휴가를 당당하게 쓰는 건 꿈 같은 일이다. 게다가 2003년 정부는 생리휴가를 무급으로 만들어 버렸다.

OECD의 ‘2006년 사회 통계’에서 한국의 남녀 임금격차는 회원국 중 가장 심각하다. 50개 대기업의 남녀 임금격차는 2000년 이후 5년 간 무려 50퍼센트나 확대됐다.

정규직 남성 임금을 100으로 했을 때 비정규직 여성 임금은 42에 불과하다.

병든

여성 취업률은 보통 출산을 하는 30대에 가장 저조한 M자형 그래프를 그리는데,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곳이 없고 회사의 압력으로 직장을 그만두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들이 가정 내 무급 봉사자 취급을 당하는 한 저임금과 취업 장벽 등 차별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보육, 간병, 장애인 활동보조 등의 서비스를 ‘민간시장 활성화’를 통해 제공하겠다고 한다. 이것이 ‘여성 일자리 창출’과 ‘여성의 가사노동 해방’을 말하며 정부가 내놓은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이다.

그러나 복지를 기업의 이윤 경쟁에 맡기는 정책은 노동자 가족에게 안정되고 질 좋은 복지 서비스를 보장하지 못한다. 사회서비스직 여성 노동자들은 저임금을 강요받을 것이다.

노무현 정부는 여성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몰았지만 이에 맞서는 투쟁도 계속되고 있다. 비정규직 악법 통과 이후 하루아침에 대거 해고된 학교 비정규직들이 싸우고 있고, 일방적 계약해지를 당한 울산과학대 여성 노동자들이 야만적인 탄압에도 계속 저항하고 있다.

정규직 남성 승무원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파견직으로 일한 KTX 여승무원들도 1년 넘게 싸우고 있다. 이 투쟁은 공공부문에서부터 외주화·대량 해고·요금 인상을 단행하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는 것이기도 하다. 정부가 공기업에 인센티브까지 줘 가며 장려하는 외주화는 사기업 노동자들과 남성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처럼 여성 노동권은 전체 노동자들의 삶과 연결돼 있다. 노동에서 성차별을 끝내는 것은 이 병든 사회를 바꾸기 위한 투쟁의 일부다. 여성 노동자들과 남성 노동자들의 단결이 중요한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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