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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호텔노조 활동가 인터뷰:
“정규직ㆍ비정규직이 함께 싸우는 게 중요해요”

르네상스호텔 노동자들의 투쟁을 간단히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이옥순 위원장 : 2001년 11월쯤 갑자기 호텔이 “망한다”는 얘기가 나돌더니, 바로 ‘아웃소싱’(외주화)이라는 얘기가 나오더군요.

[사측은] 처음에는 “외주화돼도 바뀌는 거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정년 지나고도 더 오래 일할 수 있다”고 말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까 “다 싸인했다. 너만 안 했다”, “몸뚱아리만 갖고 쫓겨나는 수가 있다” 이런 식으로 협박을 하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런 공갈·회유·협박에 못 이겨, 저도 결국 12월에 싸인을 했어요.

사정이 워낙 억울하고 분해서 노조를 만들기로 했어요. 50명 정도가 참여했는데, 사측의 감시 때문에 처음에는 비밀리에 움직였어요. 그런데 2∼3개월 못 가 들통이 났어요. 그래서 결국 파업에 들어갔고 지금까지 싸우고 있어요.

비정규직으로 바뀐 뒤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함소란 사무국장 : 우리가 원래 연봉이 3천만 원이 넘었어요. 그런데 비정규직이 되니까 해마다 떨어지더라고요. 보너스 같은 건 일절 없고. 월급이 진짜 3분의 1이 됐어요, 연봉 1천2백만 원.

정규직 때는 휴가도 많잖아요, 연차니 월차니. 그런데 비정규직이 되니까 휴가도 확 줄었어요. 그래도 몸이 아프거나 급한 일이 있으면 쉬어야 할 때가 있잖아요. 그러면 휴가가 얼마 없으니까 그걸 일당으로 까는 거예요. 하루에 거의 4만 원 넘게요.

평소에 농담도 주고받고 그랬던 동료들도 어느날 갑자기 비정규직이 되고 나니까 말도 잘 안하고 말을 붙여도 시큰둥하고 그렇더라고요. 그런 것도 서운하고 가슴 아프죠.

상사들도 무슨 일 있을 때는 전부 교육시키고 지시하면서 안 좋은 일 있을 때는 ‘너희는 우리하고 상관 없다. 너희는 용역 직원이다’ 이렇게 말해요.

비정규직 악법의 시행을 앞두고 벌써 비정규직 무더기 해고, 초단기 계약 등 우려하던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옥순 위원장 : 저는 정규직, 비정규직 다 해 봤어요. 해고까지 당했고요. 그러니까 그게 얼마나 억울한지 잘 알아요. 제가 이렇게 싸우는 것도 나 같은 경우 더 생기지 말라고 싸우는 거죠.

지금도 비정규직이 많고 힘든데, 이렇게 개악되면 지금 1백만 원 받는 일자리가 70만 원 짜리, 50만 원 짜리 안 되라는 보장이 없어요.

저출산이다 뭐다 하는데, 사실 지금 같아서는 노동자들에게 결혼·시집 생각도 하지 말라고 하고 싶어요. 애도 낳지 말고요. 이건 뭐 미래가 있나 ….

지금 시행령 실시되기 전에도 계속 계약해지가 되고 있는데, 이건 뭐 비정규직 보호는커녕 10년 동안 일하던 노동자들까지 모두 내쫓고 있어요. 이러다가는 정말 정규직이 ‘희귀종’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요.

비정규직법 시행령 발효된다는 시점에, [투쟁으로 막아낸] 좋은 사례도 있다고 알고 있어요.

정규직이 비정규직을 감싸 안지 않으면 머지않아 남아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도 비정규직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정규직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싸우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산별노조도 그래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나라가 아무리 나쁜 짓을 많이 해도 노동자들이 단결하면 막아낼 수 있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