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군이 공습을 벌이는 동안 레바논에서는 미국의 또 다른 동맹 ― 레바논 정부 ― 이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있다.

이 공격은 지난 19일 레바논 정부군이 트리폴리 인근에서 발생한 은행강도 사건의 배후로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인 파타 알-이슬람을 지목한 뒤, 이들을 체포한다는 명목으로 레바논 북부의 팔레스타인 난민촌 나르 알-바레드를 습격하면서 시작됐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번 공격으로 지난 27일까지 모두 78명이 목숨을 잃었고, 난민촌의 사회기반시설 상당수가 파괴됐다.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구제사업기구(UNRWA)는 나르 알-바레드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난민 4만 명 가운데 3분의 2 가량이 정부군의 공격을 피해 외부로 탈출했다고 보고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난민촌의 집들이 불타고 거리에 시체들이 나뒹구는 처참한 상황이다.

레바논 정부는 팔레스타인 민병대 조직들이 레바논의 치안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레바논에 거주하는 사회주의자 바셈 치트는 레바논 지배자들이야말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위협해 왔다고 주장한다.

“레바논 지배자들은 수십 년 동안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범죄자들’, ‘테러리스트들’로 몰아 왔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교육이나 보건의료 분야 같은 여러 전문직종에 종사하는 것이 금지돼 있다.

“레바논 정치인들은 ‘테러 만행’ 운운하며 ‘사악한 사람들’을 비난한다. 그러나 바로 그 정치인들이 자신의 권력이 위협받고 있다고 느낄 때는 거리낌없이 종파적 암살단들을 만들어 활용했다.

“집권 세력인 ‘3월 14일 연합’의 인사들을 포함해서 일부 정치인들은 1975년부터 1990년까지 계속된 레바논 내전 기간에 일련의 학살 사건에 가담한 전력이 있다. 그 때문에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난민촌이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흔히 자체 무장을 하거나 지역 민병대에 가입한다.”

아니나 다를까, 부시 정부는 레바논 정부의 팔레스타인 억압을 전폭 지지하고 있다.

〈AP〉에 따르면, 미국·아랍에미리트연합(UAE)·요르단이 제공한 수송기 8대 분량의 탄약과 군사장비가 25일부터 이틀 동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도착했다. 파타 알-이슬람의 대변인에 따르면, “미국이 제공한 군수품에는 신경가스와 집속탄이 포함돼 있다.”

신경가스

이번 폭력 사태는 레바논 정부 탓이다. 따라서 제국주의와 점령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레바논 정부군의 학살과 미국의 학살 지원을 비난하고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확고히 방어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레바논 정부군의 공격 초기에 양비론에 가까운 성명서를 낸 헤즈볼라가 최근 정부군의 난민촌 진입 시도에 반대한 것은 매우 다행이다. 지난 25일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나르 알-바레드 난민촌과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넘어서는 안 될 선이다. 우리는 이를 용인하거나 옹호하거나 협력하지 않을 것이다” 하고 밝혔다.

또, 나스랄라는 미국이 팔레스타인 민병대 소탕을 돕는다는 이유로 레바논 정부군에 무기를 대량 공급하는 것도 비난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지난해 여름 헤즈볼라를 분쇄하려고 전쟁을 벌인 바 있다. 지금 팔레스타인 민병대 소탕을 빌미 삼아 미국이 레바논 정부군에 제공하는 무기는 언제든 헤즈볼라를 공격하는 데 쓰일 수 있다.

현재(27일) 레바논 총리 푸아드 시니오라는 파타 알-이슬람에게 72시간 내 백기투항을 요구하면서, 이를 거부하면 난민 수용소를 전면 공격할 것이라고 발표한 상태다.

레바논에 거주하는 4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들은 이미 나르 알-바레드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크게 분노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이들 ― 팔레스타인 난민의 대다수는 지난해 여름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 레바논 저항세력과 같은 편에 섰다 ― 과 함께 레바논 정부의 공격에 맞선 저항을 조직한다면 교착상태에 빠진 반정부 운동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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