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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G8 반대 시위:
유럽 대중의 급진화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 주다

지난 6월 1~2일 독일 로스탁에서는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있었다. 거의 8만 명이 이 시위에 참가했다.

이 시위를 위해 노동조합, 빈곤 활동가, 교회, NGO 등을 총망라하는 광범한 공동전선이 결성됐다. 또, 유럽 전역에서 G8 정상회담과 이들이 추진하는 신자유주의 정책과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대거 로스탁으로 몰려들었다. 대규모 시위는 최근 유럽 대중이 보수화하고 있다는 주류 언론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잘 보여 줬다.

G8 반대 행동이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먼저, G8 정부가 기후변화와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악화시키고 있다는 깨달음이 광범하게 퍼져 있다.

비난 여론을 의식해 최근 부시가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나섰지만 그의 형편없는 대안을 보고 사람들은 더 분노했다.

독일 총리 메르켈은 부시를 비판했지만 자신도 G8이 기후변화에 관한 의미있는 결정을 내리기 힘들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 빈곤 문제에서는 2005년 G8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쥐꼬리만 한 지원도 아프리카의 빈국들에 제공되지 않은 것이 대중적 공분을 샀다.

둘째, 독일 대중의 의식이 급진화하고 있다.

독일인 77퍼센트가 3주 이상 진행중인 도이치텔레콤 파업을 지지한다. 도이치텔레콤 파업은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독일 최초의 대규모 노동자 파업이며 대중의 반신자유주의 정서가 이 파업을 매개로 표현되고 있다.

최근 연립정부가 ‘테러와의 전쟁’에서 미국을 돕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에 토네이도 폭격기를 보내기로 결정하면서 엄청난 대중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것도 한몫했다.

분노

독일 대중 의식의 급진화는 신생 정당인 ‘좌파’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좌파’는 선거대안(WASG)과 민사당(PDS)의 합당으로 탄생한 정당이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좌파’의 지지율은 기민련/기사련, 사민당에 이어 3위(12퍼센트)를 기록하고 있고, 사민당원의 9퍼센트는 ‘좌파’로 당적을 옮길 것을 고려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이런 급진화가 반G8 시위로 연결되지 않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했다. 경찰은 반G8 활동가 21명을 ‘테러 관련’ 혐의로 잡아들이고 활동가들의 편지와 이메일을 검열했다. 이런 누명 씌우기와 검열은 옛 동독 비밀경찰의 방법을 본 딴 것인데, 오히려 대중의 반발을 샀다.

경찰이 회담장을 철조망으로 에워싸고 해외 활동가들의 독일 입국을 방해한 것도 사람들의 분노를 더 키웠을 뿐이다.

주류 언론이 크게 부각시킨 시위대 일부의 ‘폭력’은 경찰이 조장한 이런 공포 분위기의 산물이었다.

독일 정부의 방해 책동에도 불구하고 G8 정상회담이 끝나는 8일까지 반대 행동은 계속될 것이다. 6월 6일 조지 부시를 포함한 제국주의 살인마·강도들이 로스탁에 도착하면 또 다른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다.

또, 3일부터 로스탁 곳곳에서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라는 기치 아래 반신자유주의·반전 운동의 대안을 둘러싼 토론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토론들은 현실의 반자본주의 운동을 전진시키기 위한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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