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8 정상회담 반대 시위:
반자본주의 운동이 건재함을 과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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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는 G8 회담 직전에 온실가스 최대 배출국 회의를 개최하자며 기후 변화 문제에 적극대처하는 척했지만, 이것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를 다루지 않으려는 꼼수였을 뿐이다.
독일 총리 메르켈과 주요 언론들이 “엄청난 진전”이라고 극찬한 부시의 포스트교토협약 논의 참여 ‘약속’은 사실 지난 10여 년 동안 미국이 해 온 짓을 계속하겠다는 뜻이었다. 미국 정부는 그동안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 ‘참여’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 기준을 낮추고 협약을 무력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로 교토협약은 지금 ‘배출권 거래제’라는 믿지 못할 시장주의 처방에 의존하게 됐고, “법적 구속력”이라는 말은 “정치적 구속력”이라는 모호한 말로 바뀌어 버렸다.
교토협약이 발효한 2005년 이후에도 미국 정부는 끈질기게 훼방을 놓았고 ‘아시아태평양 기후변화 파트너십’ 같은 다른 협약을 만들어 교토협약을 무력화하려 했다.
환경운동연합의 이상훈 정책실장은 먼 미래인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50퍼센트 감축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다’는 G8 정부의 합의는 “서로 등 돌리고 헤어지는
기후 변화 문제 외에도 G8 정상들은 곳곳에서 갈등을 드러냈다. MD를 둘러싼 러시아와 미국의 군비경쟁과 갈등도 극에 달했다. 급기야 푸틴의 ‘공동 레이더 기지 설치’ 역제안에 곤혹스러워진 부시는 배가 아프다며 회담 마지막 날 불참했다. 부시의 새 친구인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만 호텔 방에 찾아가 그를 만날 수 있었다.
갈등
세계무역기구 도하라운드 협상이 빨리 마무리돼야 한다는 데는 모두 동의했지만, 문제가 된 농업부문의 관세 인하와 보조금 감축 문제를 둘러싼 이견은 전혀 해소되지 않았다.
아프리카 지원 합의는 지난 2005년 영국 글렌이글스에서 열린 G8 정상회담에서 밝힌 것 외에 달라진 게 전혀 없고, 지원액 6백억 달러 중 3백억 달러는 지난달 부시가 약속한 것이다. 게다가 이 합의에는 지원 시점과 분담액도 명시돼지 않아, “의도적으로 흐릿한 문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게 어설프고 모호한 합의문으로 자신들의 반목과 갈등을 덮으려 한 G8 정상들은 자신들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피하기 위해 주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회담장을 마련했다. 그리고 1만 6천 명의 중무장한 병력과 헬기
반면 최루탄과 전기봉 등 무자비한 경찰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대 수천 명이 마침내 회담장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봉쇄하는 데 성공하고 회담 기간 내내 10만여 명이 시위와 토론에 참가함으로써 대안세계화 운동은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다.
비폭력 직접 행동에 참여한 영국 ‘저항의 세계화’ 활동가는 이 ‘다섯 손가락 전술’
주요 언론들조차 이 날 시위대와 G8 정상들의 행동 사이에 드러난 극명한 대조
다섯 손가락 전술
다만 아쉽게도 G8 정상회담에 맞선 ‘대안 회담’ 조직자들은 회담 저지 행동이 벌어지는 시간에 토론 일정을 잡아 시위대의 행동과 토론을 분리하는 결과를 낳았다. 조금만 일정을 조정했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직접행동에 참여하고 또 함께 토론할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그래서 오후 5시에 시작된 토론에서 ‘남반구초점’의 니콜라 불러드는 “여기가 아니라 봉쇄 시위대와 함께하길 바랐다”는 비판으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럼에도 이번 G8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급진적 대중 시위는 다시 한 번 전 세계 반전
이번 시위는 시애틀 이후 지난 7년 동안 벌어진 대안세계화 시위 중 가장 성공적인 사례 중 하나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