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에 죽은 스티븐 제이 굴드는 여러 모로 우리 기억에 남을 것이다. 그는 과학을 대중화하는 데 가장 뛰어난 과학자 중 한 명이었고, 특히 자연의 역사와 진화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과학자였다. 그는 또한 평생 동안 인종 차별 사상과 온갖 종류의 반동적인 사상에 맞서 싸운 투사였다.

20년 동안 암과 투병한 그는 60세의 나이에 사망했다. 암 투병 기간 내내 그는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저술 활동을 했다. 1974년부터 지난해까지 그는 미국 잡지 《내츄럴 히스토리》에 매달 칼럼을 연재했다. 3백편이 넘는 이 에세이들은 정기적으로 모아져 책으로 발간되었다.

진화나 진화를 둘러싼 논쟁들에 대해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거나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굴드의 글이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자신의 주요한 주장을 펼치기 위해 과학 외에도 역사, 예술, 문화, 그리고 그가 좋아했던 야구까지 다양한 분야들을 넘나든다. 그는 과학적 풍부함이라는 미덕을 희생시키지 않으면서도 대중적으로 설명을 할 수 있었던 몇 안 되는 과학자들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말했다. “나는 내 글이 전문가들뿐 아니라 보통 독자들에게도 똑같이 이해되기를 바란다.” 나는 《건초더미 속의 공룡》이라는 글 모음집을 가장 좋아한다. 이 책에는 반동적인 견해를 강화하기 위해 메리 쉘리의 유명한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왜곡하는 것을 논박하는 빼어난 에세이들이 담겨 있다. 이 책에는 《반제 의정서》에 대한 소름끼치지만 유용한 에세이들 또한 담겨 있다. 《반제 의정서》는 나찌가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데 사용한 인종적·유전적 넌센스인 히틀러의 “궁극적 해결책”[홀러코스트, 즉 유대인 말살 정책을 가리키는 나찌의 완곡어법 - 옮긴이]에 선구적 역할을 했던 문서였다.

굴드는 창조론자들에 맞서 다윈의 진화론을 옹호하기 위해 평생 동안 투쟁해 왔다. 그의 사상은 사망 직전에 출판된 《진화 이론의 구조》라는 방대한 책 속에 요약되어 있다. 아마도 그의 주장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단속 평형설”이다.

이 이론의 골자는 진화가 그냥 점진적으로 일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는 생물의 역사에서 더 급속한 진화의 시기가 오랜 안정기를 중단시켰다는 설을 제시했다.

그의 견해는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며, 아직도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이 논쟁은 적절한 과학적 증거에 의해 결론이 나겠지만, 나는 많은 핵심적인 문제들에서 굴드가 옳았음이 입증되리라 생각한다.

굴드의 자유주의적 견해는 모든 저작에서 드러난다. 굴드에게 화가 난 우익들은 때때로 그를 마르크스주의자라고 비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때때로 그는 자기의 핵심 주장에서 벗어나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쓴 어떤 책에서 종교에 대해 불필요한 양보를 하기도 했다.

그는 너무 자주 우연을 과장했다. 그래서 진화와 역사에서 모든 패턴을 거부하는 잘못을 범하기도 했다. 그러나 1981년에 쓴 《인간에 대한 잘못된 척도 The Mismeasure of Man》는 사회주의자, 인종 차별 반대론자, 그리고 여성 해방 운동가들은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책이다. 이 책은 과학이 인종 차별과 여성 차별 그리고 계급 분단을 정당화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비판한다.

굴드는 19세기의 주류 과학자들이 어떻게 흑인이 백인보다, 여성이 남성보다 지적으로 열등하다고 주장했는지를 보여 준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데 이용된 “증거”는 두뇌와 두개골의 크기였다. 굴드는 이들 과학자들의 편견이 자신들의 작업에 조잡하고도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탁월하게 보여 주고 있다.

20세기에 아이큐 테스트는 두개골 크기 측정의 뒤를 이어 흑인과 여성의 ‘열등함’을 입증하는 수단으로[특히 나찌와 영·미의 우익으로부터 - 옮긴이] 각광받았다. 굴드는 이번에도 이러한 사상을 무력화시킨다. 그는 또한 아이큐 검사와 “지능”이라고 부르는 단일하고 측정가능한 양에 대한 논의를 그 뿌리부터 비판한다.[진정한 지적 능력은 다면적·복합적이어서 ‘아이큐’ 같은 수량으로 나타낼 수 없고 아이큐 테스트는 사이비 과학이라는 뜻 - 옮긴이]그는 우리가 유전자의 포로라고 여전히 주장하는 사람들에 맞서 싸우는 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구실을 했다.

스티븐 제이 굴드 저서 소개

  • 《판다의 엄지》(세종서적, 1998년)
  • 《클론 앤 클론》(공저, 그린비, 1999년)
  • 《풀 하우스》(사이언스북스, 2002년)
  • 《다윈 이후》(범양사 출판부, 1988년)

폴 먹가(Paul McGarr)는 물리학자 출신의 영국 좌파 저널리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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