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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 사회주의자 방한 인터뷰:
“타이 쿠데타는 ‘부자들을 위한 쿠데타’입니다”

[편집자] 지난 6월 28일 타이 출라롱콘 대학교 부교수인 자이 자일스 웅파콘이 방한해 ‘맑스 코뮤날레’에서 ‘21세기 혁명과 전략’에 대해 연설했다. 그에게서 지난해 9월 19일 일어난 타이 군부 쿠데타의 성격과 최근 타이 사회운동에 대해 들어봤다. 웅파콘 교수는 지난해 ‘쿠데타에 반대하는 9월 19일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건설해 군부독재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10월에는 3천여 명이 참가한 타이 사회포럼을 주도적으로 조직하는 등 타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해 투쟁하는 활동가이기도 하다. 이런 활동에 대한 보복으로 최근 출라롱콘 대학 당국은 그의 저서 《부자들을 위한 쿠데타》를 구내 서점에서 판매 금지했고, 그를 징계하려 한다.

타이 군부 쿠데타의 진정한 성격은 무엇입니까?

군부는 민주개혁을 위해 쿠데타를 일으켰다고 주장하지만 저는 이 쿠데타를 “부자들을 위한 쿠데타”라고 부릅니다. 이 쿠데타는 빈민들이 선거권을 포함한 자신의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정부가 빈민에게 복지를 제공하지 못하게 하려는 쿠데타입니다.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면서 두 가지를 말했습니다. 하나는 타이 사회의 개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개혁은 정부가 빈민에게 제공하던 복지를 중단하고 신자유주의적 재정 정책을 도입하는 것이었습니다.

또, 군부는 타이 민주화를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이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민주주의를 축소했습니다. 그래서 빈민들이 선거권을 포함한 자신의 권리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려 합니다.

최근 탁신과 타이락타이당(?) 지지자들이 대규모 반쿠데타 시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헌법재판소가 반탁신 야당인 민주당은 가만 놔두고 타이락타이당 해소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원래 타이락타이당은 사람들을 시위에 동원하기 위해 만든 당이 아니라 사람들의 표를 얻으려고 만든 정치 도구였기 때문에 사람들을 동원하는 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시위 때마다 2만에서 3만 명을 동원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최근 방콕에 반군부 포스터와 스티커 들을 부착했습니다. 또, 그들의 연단에서 군부를 규탄하는 강력한 발언을 들을 수 있습니다.

타이 민중운동의 독자적 반군부 시위 규모는 2천~3천 명이었습니다. 그래서 민중운동의 일부는 그런 대규모 시위를 보면서 우리도 합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것은 재앙적 결정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지지하고, ‘마약과의 전쟁’에서 인권 유린을 자행하고 남부에서 평화적 시위대를 살해한 것을 지지한 당을 지지하는 것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민중운동의 오래된 문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타이 민중운동은 독자적 힘을 기르기보다는 더 힘센 집단에 의지하려 해 왔습니다.

1991년 반쿠데타 민중 항쟁이 다시 반복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습니까?

그런 일이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군사 정부가 집권한 이후 타이 사회의 모든 것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일례로 경제적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부는 남부의 상황을 더 악화시켰습니다. 군부가 불교 촌락들에 엄청난 무기를 공급하면서 종파 간 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군부는 타이 지배자들 내부 갈등도, 타이락타이당과 다른 지배 분파 간 갈등도, 타이락타이당을 지지하는 다수 대중과 자신들 간의 갈등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이제 새 헌법을 만들고 있는데, 이 헌법은 민주적 권리를 더한층 제약할 것입니다. 그들은 타이락타이당을 해산하고 선거 날짜를 앞당기려 합니다. 문제는 타이락타이당에 투표한 1천6백만 명이 그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입니다. 그들 중 일부는 이미 시위에 나서고 있습니다.

타이 진보 세력은 쿠데타 이후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며 당신이 속한 민중연합은 어떤 활동을 펴고 있습니까?

NGO 네트워크, 사회운동, 노동조합의 대다수 활동가들은 쿠데타를 지지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소수만 쿠데타를 지지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쿠데타는 이미 벌어진 일이니 정치적 변화가 있을 거야. 우리도 여기 개입해야 해” 하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 생각에 반대했고, 우리는 군부에게 아무것도 기대해서는 안 되며 우리 자신이 독자적 정치 개혁 과제를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타이락타이당 해산 이후 타이락타이당이 주도하는 대중운동이 성장하자 일부 노동조합과 학생 활동가들은 그 운동에 결합하려 했지만, NGO 운동의 대다수는 그러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독자적 입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타이락타이당에 환상을 가진 사람과 군부 독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 양쪽 모두와 얘기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타이 민중운동의 당면 과제로는 8월 19일 헌법 국민투표와 그 뒤의 총선이 있습니다. 새 헌법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열어 줄 가능성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지는 미리 알 수 없습니다.

장기 과제로 민중연합은 NGO 네트워크, 노동조합 등과 협력해서 복지국가 건설, 성평등 실현, 소수민족 권리 보장, 남부 문제의 비군사적 해결 등 진정한 정치 개혁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타이 민중운동은 타이락타이당이나 군부와 독립적으로 그런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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