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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반기문 취임 6개월: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A+ 비서’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3명이 납치된 직후 유엔 사무총장 반기문은 피랍자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반기문은 2004년에 외교통상부 장관이던 시절에 “위험 지역에 가면 국민 스스로 안전에 책임져야 한다”며 냉혹하게 파병을 강행해, 이라크 무장세력에 의해 납치된 김선일 씨를 죽음으로 내몬 바 있다.

친제국주의 행보의 대가로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됐고, 뒤를 봐준 부시에게 정성껏 보은하며 6개월을 보냈다.

점령세력의 후세인 처형을 옹호해 공식업무 첫날부터 “지나치게 친미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졌지만 침략과 점령을 정당화하려는 집념은 식을 줄 몰랐다.

반기문은 지난 3월 이라크 방문에서 기자회견장 앞 로켓포 투하로 생중계 도중 망신을 사고도 “미국은 분명 이라크 안정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았다. 반기문은 부시를 돕기 위해 유엔의 이라크 내 활동도 재개하려 한다. “고성능 무기의 공격에도 견딜 수 있는” 청사를 건축해서 말이다.

유엔·미국·러시아·유럽연합이 구성한 ‘콰르텟’이 결정한 팔레스타인 경제제재가 1년 넘게 이어져 팔레스타인 민중의 삶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갔는데도 반기문은 압바스와 올메르트의 요청에 따라 다국적군 파병까지 고려했다.

콰르텟이 “미국 친구들의 모임”이며 “유엔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아첨하느라 중동 정책을 망치고 있다”는 보고서를 작성한 알바로 데 소토는 유엔 특사에서 밀려났고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인물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부시, 올메르트와 함께 아랍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로 꼽힌 블레어를 ‘중동 평화 특사’로 임명하는 데도 반기문은 지지를 보냈다.

아프리카에 관심을 쏟겠다면서 수단 대규모 파병을 관철시키고, 빈곤 퇴치를 위해 “아프리카도 한국의 새마을 운동을 해 보라”는 황당한 주장까지 한다. 한미FTA를 최일선에서 추진한 자답게 “무역 장벽, 농업 보조, 지적재산권 규제가 불공정성을 강화”해 빈곤 퇴치를 방해한다고 열을 내기도 한다.

새마을 운동

이처럼 반기문의 “김치외교”는 점령과 공습,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만 매울 뿐 제국주의 지배자들에게는 한없이 부드럽다. 때문에 “미국에 너무 기울어 있고”(〈더 타임스〉), “조지 부시 미 행정부의 정책을 추종하는 기류가 확연”(〈포워드〉)하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0여 개 나라를 순방했다는 반기문의 “근면”은 부시 일당이 마음놓고 평화를 파괴하도록 도와줬을 뿐이다. 대표적인 네오콘 존 볼턴이 반기문의 6개월에 “A+” 성적을 매긴 것은 당연한 일이다.

반기문은 스스로 인정하듯 “장군보다는 비서에 가깝다.” 외교통상부 장관 시절부터 존경해 왔다는 “위대한 지도자” 부시를 비롯한 제국주의 지배자들의 성실한 비서말이다.

이런 자가 유엔 사무총장 자리에 있는 것은 평범한 한국인들에게 수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