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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ㆍ노무현 정부야말로 "잔혹한 살인마"들이다

2명의 피랍자들이 풀려난 것은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왜 이리 오래 걸렸는가?’이다. 왜 한국 정부는 진작 탈레반과 ‘대면 협상’을 하지 않았을까? 피랍자들의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외무장관 송민순은 “[피랍자 석방에는] 평균 35일 정도가 걸렸다”며 무사태평한 소리나 늘어놓았고 노무현은 “한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못 박았었다.
사실 이번 2명 석방에서도 한국 정부가 한 일은 거의 없다. 그래서 탈레반 대변인 아마디는 “관용과 선의의 표시”, “무조건적” 석방이라고 강조했다.

노무현 정부는 최초의 피랍자가 살해되기 전에 즉각 철군을 선언할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 또, 두 번째 피랍자가 살해되기 전에 부시 정부에게 포로 교환을 공개적으로 요구할 시간적 여유도 있었다.

그러나 노무현에게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부시와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한국 정부가 결코 무르지 않다는 것을 세계 지배자들에게 보여 주는 것이 23명의 생명보다 더 소중했다.

노무현 정부는 살인 정부라는 오명을 결코 씻을 수 없을 것이다. 오무전기 노동자들, 김선일 씨, 윤장호 병장에 이어 노무현의 손에는 2명의 피가 더 묻었다.

부시 정부도 생명을 가벼이 여기는 “잔혹한 살인자”의 면모를 다시 한번 보여 줬다.

피랍자 가족들은 부시-카르자이 정상회담에서 돌파구가 열리고 미국 정부가 포로 교환 요구를 수용하기를 바랐다. 그러나 부시는 탈레반을 “잔혹한 살인마”라고 비난하면서 긴장을 더 심화시켰을 뿐이다.

피랍자 가족 서정배 씨는 “잔뜩 기대하고 지켜봤으나 인간의 고귀한 생명에 대해 한마디 언급도 없었다” 하고 절규했다. 한 피랍자 어머니는 “어떻게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을 수가 있나” 하며 몸부림치다가 졸도했다.

부시는 탈레반에 대한 군사 작전 강화, 아프가니스탄 민간인 학살 등 피랍자들의 무사귀환을 가로 막는 행동을 연속적으로 취했다. 이것은 냉정하게 계산된 행위였다.

부시는 국내적으로 ‘테러와의 전쟁’을 둘러싸고 민주당과 ‘선명성 경쟁’을 벌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바락 오바마, 빌 리차드슨 등 민주당 대선 예비 후보들은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부시와 달리 ‘진정한 테러와의 전쟁의 전장’인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개입 수위를 더 높이겠다고 호언장담하고 있다.

좀더 근본적으로, 이라크에서 패배하고 있는 부시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국 제국주의의 체면이 더 깎이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부시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문제에서 갈수록 강경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오랫동안 취재 활동을 해 온 한 파키스탄 기자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인질이 죽는 것이 탈레반과 싸우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정부나 미국 입장에서 보면 나쁘지 않은 일이다. … 미국은 이번 사태가 탈레반의 잔혹성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미국은 한국인 인질의 안위를 걱정하지 않는다” 하고 폭로했다.
따라서 〈조선일보〉가 비난하는 “‘인질’을 이용하는 정치꾼”은 반전평화 운동 세력이 아니라 바로 부시 정부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