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언론들은 신정아가 거짓말로 “대한민국 상류사회를 농락”했다고 호들갑이다. 그러나 사태의 본질은 신정아 개인의 거짓말에 있지 않다. 그녀는 “대한민국 상류사회”의 부패 시스템에 “위장전입” 했을 뿐이다. 가짜 박사 학위는 그곳으로 가는 티켓에 불과했다.

신정아 추문은 “대한민국 상류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힐끗 보여 준다. 부패의 고리는 얽히고 설켜 있었다. 전 청와대 정책실장 변양균은 그의 지위를 이용해 신정아의 뒤를 봐줬다. 학계·종교계·재계 유력자들은 신정아 뒤에 있는 힘있는 “오빠”를 보고 각자 나름으로 그녀를 ‘활용’했다.

직위·학벌·연줄·재력과 권력을 이용한 친인척 뒤 봐주기, 이권을 따내기 위한 로비, 정치권을 이용해 자신의 특권 지키기 등등. 이런 일들은 신정아가 ‘전입’하기 훨씬 오래 전에 하나의 구조로 정착돼 있었다.

동국대는 신정아를 채용하는 대신 특혜성 있는 예산을 지원받은 것 같다. 정부는 신정아가 교수로 채용된 2005년에만 2백86억 원을 동국대에 지원했다. 동국대 전 총장 홍기삼은 “학교 발전을 위해” 관련 학과 교수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신정아를 교수로 채용했다.

신정아를 감싸고돌던 동국대 이사회장 승려 영배는 변양균더러 자기의 절인 흥덕사에 10억 원을 지원해 달라고 했다. 변양균이 회장을 맡았던 청와대 불교 신자 모임인 청불회도 부패 사슬의 한 고리 구실을 했다.

포스코, 대우건설, 산업은행, 기아차 등 여러 대기업이 신정아가 근무한 성곡미술관에 거액의 후원금을 보냈다. 이들의 특별한 예술적 취향 때문은 아닐 것이다. 변양균과 부산고 동기동창인 산업은행 총재 김창록과 대우건설 회장 박세흠 등은 당시 기획예산처 장관이던 변양균의 전화 한 통에 아낌없이 성곡미술관에 거액을 후원했다.

‘박물관·미술관 기부법안’을 낸 노무현의 ‘오른팔’ 이광재가 신정아를 권양숙에게 소개해 주었다는 의혹도 있다.

노무현의 또 다른 비서관인 정윤재의 비리는 기업주, 정치인, 고위 관료가 얽힌 전형적인 정경유착형 부패 사건이다. 그는 부산의 건설업자 김상진에게서 수천만 원의 돈을 받았다. 그 후 김상진은 세무조사를 피할 수 있었고, 국책은행 등으로부터 3천억 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알짜’ 개발사업들을 따낼 수 있었다.

변양균이나 정윤재는 ‘깃털’이고 ‘몸통’은 따로 있다는 말도 계속 나오고 있다.

부패의 사슬

한나라당은 신정아·변양균, 정윤재 부패 추문을 특검을 해서라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고 난리다. 그러나 이것은 이명박의 온갖 부패 의혹을 가려보자는 속셈일 뿐이다. 정윤재 사건만 보더라도 김상진의 로비는 여권이든 한나라당 인사든 가리지 않고 광범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의 텃밭이어서 ‘캐면 캘수록 한나라당 인사들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 연제구 의원 김희정은 김상진에게서 정치자금 5백만 원을 ‘합법적’으로 받았다.

사실, 조선·중앙 등 보수 언론, 한나라당, 검찰, 범여권 모두 변양균·신정아 추문, 정윤재 비리 사건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 신정아를 띄워 준 게 조선·중앙 등의 보수 언론이었다.

바로 얼마 전까지도 한나라당 의원 나경원 등의 정치인·재계 인사·법조인·보수 언론 기자 들이 ‘상류사회’ 사교 클럽 ‘포야’에서 신정아와 서로 어울려 ‘놀고’ 있었다.

〈시사저널〉 보도를 보면 올해 3월 검찰은 동국대의 각종 비리에 대한 내사를 돌연 중단했다. 정윤재 사건에는 부산지검 특수부 검사가 연루됐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이 신정아·변양균, 정윤재 사건 조사를 질질 끌어 늑장 대응했다는 비난도 있다. 이들은 모두 부패의 한몸뚱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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