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북부의 가즐 알 마할라 직물 공장의 노동자들은 집에서 만든 북과 현수막을 들고 와 공장 앞마당에 텐트를 쳤다. 공장은 한 주 동안 토론의 광장이 됐다.

전투 경찰이 공장 외곽에 모여 있는 동안, 2만 7천여 명의 노동자들은 1백50일치 일당에 상당하는 보너스 지급 약속을 지킬 것을 요구하면서 공장을 점거했다. 

일주일도 안 돼 승부가 판가름났다. 노동자들은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에게 굴욕적 패배를 안겼다. 파업 노동자들은 1백30일치 일당과 통근 교통 서비스 개선을 얻었을 뿐 아니라 회사가 공장장과 부패한 국가 노조의 지역위원장을 해임하도록 강제했다.

지난주 가즐 알 마할라 파업은 갈수록 전투적으로 되는 이집트 노동계급 투쟁의 일부였다. 이 대형 국영 방직 기업의 노동자들은 2006년 12월에 정부와 경영진의 타협을 얻어내 파업 물결을 촉발한 바 있다. 

지중해의 알렉산드리아 시(市) 근처 카프르 알다와르에서는 1만 2천 명의 방직 노동자들이 가즐 알 마할라 노동자들의 승리에 고무받아 공장 점거 파업을 시작했다. 사유화된 가즐 시빈 알콤의 노동자 4천여 명 중 4분의 3이 새 공장주의 출근을 앞두고 공장을 점거했다.

파업 투쟁이 승리할 때마다 또 다른 파업이 시작됐고, 이 과정은 우편 노동자, 운송 노동자, 카이로의 알 아자르 이슬람 대학의 교사 노동자 등 다른 부문의 노동자들에게 확산됐다.

분노

노동자들의 자신감과 함께 분노도 높아졌다. 올해 이집트 야채 가격은 37.6퍼센트나 올랐다. 지난해 12월에만 물가가 12퍼센트나 올랐다. 가즐 알 마할라의 많은 노동자들은 한 달에 4만 원 정도밖에 벌지 못한다.

한 여성 파업 노동자는 지난주 가즐 알 마할라 파업 현장을 방문한 기자에게 “고기요? 그게 어떻게 생겼죠? 지난 몇 개월 동안 보지를 못해서요” 하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이집트 경제는 2004년부터 연평균 7퍼센트 성장을 하며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세계은행은 2007년 경제 개혁이 가장 성공한 나라로 이집트를 꼽았다. 가즐 알 마할라의 모(母)회사인 미스르 방직은 올해 약 2억 이집트파운드(약 3백억 원)의 이윤을 남겼다.

무바라크 정권은 여러 방향에서 공격 받고 있다. 2005년에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요구하는 시위 물결이 있었고, 이듬해 법관들이 선거 부정과 경찰 폭력에 항의하며 행진해 전투 경찰의 공격을 받았다.

신자유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한 대중의 분노는 지난 수년간 부글부글 끓어왔다. 가즐 알 마할라의 노동자들은 지난주 이렇게 외쳤다. “우리는 세계은행의 지배를 거부한다! 우리는 식민주의의 지배도 거부한다!”

자치 조직인 ‘노동조합·노동자 복지 센터’의 활동가이자 파업 조직자 중 한 명인 무함마드 알 아타르 씨는 지난주 대규모 시위에서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정부가 퇴진하기를 바랍니다. 무바라크 정권이 몰락하기를 원합니다. 정치와 노동자 권리는 분리될 수 없습니다. 노동은 그 자체로 정치입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서 목격하고 있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