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정부와 네오콘들은 증파 이후 이라크 상황이 나아졌다고 우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이란이 이라크 상황 악화에 책임이 있다는 모순된 주장을 하고 있다.

그동안 부시 정부는 주로 이란 ‘핵 개발’ 문제를 부각시켜 이란을 압박해 왔다. 최근 부시 정부가 유엔안보리에 제출한 대(對)이란 경제 제재안에도 이란 선박에 대한 해상 수색 등 무력 충돌을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조처가 담겨 있다. 프랑스 사르코지 정부의 인사들은 이란 핵 개발을 막기 위한 군사 공격도 가능하다는 말을 반복하면서 이런 조처들을 정당화하려 했다.

그러나 현재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 때문에 이에 대한 찬반투표는 11월로 연기된 상태다. 최근 〈뉴요커〉의 저명한 탐사 전문 기자 세이모어 허쉬는 “부시와 보좌관들은 이란 핵이 즉각적 위협을 제기한다고 미국 대중을 설득하는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거짓말

이런 상황에서 부시 정부는 ‘이란의 이라크 저항세력 지원설’을 들고 나왔다. 허쉬는 익명의 고위 관료를 인용해 체니가 이란 공격을 “이라크 내 미군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수단”으로 치장하려 한다고 폭로했다. 이라크 사령관 데이비드 페트라우스는 9월 중순 상원 청문회에서 “이란혁명수비대의 쿠드스군이 시아파 민병대들을 헤즈볼라 형태의 군대로 변화시켜 이라크 국가와 이라크 주둔 다국적군을 상대로 대리전을 치르려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난주에 민주당이 주도하는 상·하원은 이런 주장을 받아들여 이란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하는 것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최근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는 미 공군이 이란과의 전쟁을 치르기 위한 고도의 기밀 전략기획팀을 발족하고, 아랍 일부 국가의 공군을 훈련시켜 대(對)이란 전쟁 대비 태세를 갖추게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이 이라크-이란 국경에 새로 군기지를 건설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란혁명수비대가 이라크 상황 악화에 책임이 있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진정으로 세계를 위협하고 이라크 상황을 악화시킨 것은 부시 정부다. 허쉬가 지적했듯이 부시는 “이란이 이라크 전쟁에서 지정학적 승리자로 등장하고 있다는 깨달음” 때문에 이란을 위협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위협이 반드시 전쟁으로 발전할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위협의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반전 운동은 이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