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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 인터뷰:
“파병 연장 사기극을 더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민주노동당 파병반대대책위 위원장 이영순 의원에게서 정부의 파병 연장 시도에 대해 들어 본다

노무현 정부가 또 약속을 어기고 파병을 연장하려고 하는데요?

국민들을 상대로 이미 수도 없이 친 사기를 또 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결정할 때 반대하는 국민에게 ‘연말에 다시 검토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얘기하고 파병을 했거든요. 그런데 해마다 얼렁뚱땅하면서 ‘올해만이다’ 하고 연장하고 그 다음해가 되면 또 ‘올해만이다’ 이렇게 여러번 사기를 쳐 왔습니다. 이런 정부의 사기를 더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최근 자이툰 임무성과평가단이 보고서를 제출한다고 합니다.

평가단은 건교부, 국무총리실, 산자부, 외교통상부가 중심이 된 정부 인사들로 구성됐습니다. 이런 구성으로는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없습니다.
임무성과평가 보고서를 안 봐도 내용이 무엇일지가 뻔하게 보입니다. ‘지금 철군하지 않고 계속 있어야 좀더 신망을 얻어 재건 사업에 우리도 들어갈 수 있다.’ 이런 주장을 하는 의미가 없는 보고서일 것입니다. 자이툰 부대 파병 연장을 위한 명분 쌓기일 뿐입니다.

정부는 이라크에 진출한 기업들의 경제적 이익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한미공조를 위해 파병 연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제까지 파병을 하고도 3천2백97건의 재건공사 중에 우리가 한 건도 수주받지 못했습니다. 우리 정부도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아서 경제 재건 사업에 뛰어들 마음도 없고, 이라크 정부도 특별히 우리 기업에게 경제 재건을 위해 자리를 내 줄 마음이 없다고 봅니다.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라크 국민의 피를 대가로 우리가 그런 이득을 얻는 데 동참한다는 자체가 옳은 일이 아니고, 있을 수 없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봅니다.

한미공조와 이라크 파병 문제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도 우리가 이미 확인했습니다. 이라크 파병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북미 관계는 큰 파국까지 갔었거든요. 결국 북한은 핵실험까지 했고요. 더는 한미공조를 위해 파병해야 한다는 핑계를 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 만한 국민들은 거의 다 알게 됐습니다.

자이툰 부대가 무슨 구실을 한다고 보십니까?

정부는 자이툰 부대가 평화를 위해서 갔고, 대주민 봉사를 열심히 해서 신망받고 있다고 끊임없이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따지고 보면 대주민 사업을 하는 것은 자이툰 전체 예산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그나마 그 예산도 주민들을 위해서보다는 쿠르드 정보기관 지원에 주로 쓰입니다.

자이툰이 터키와 쿠르드 분쟁 지역에서 어떤 위치에 서야 하는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부분입니다. 자이툰은 미군 보호 구실에 주력하고 있는데, 앞으로 터키-쿠르드 분쟁에 휩싸일 위험도 있기 때문에 빨리 돌아오는 것만이 위험을 줄일 길이라고 경고하고 싶습니다.

반전 운동 건설에서 민주노동당이 어떤 구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반전이라 하는 것은 전세계 평화를 이루자는 의미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평화를 위하는 정당은 민주노동당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떤 이득도 다른 사람의 피를 대가로 얻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민주노동당의 생각입니다.

당장 가장 잘못된 전쟁으로 낙인 찍혀 있는 이라크 전쟁을 하루빨리 종식시킬 수 있는 활동을 해야 하는데, 자이툰 부대 철군 활동을 하는 것이 그런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올해 연말까지 최선을 다해서 자이툰 부대 철군을 통과시키려 합니다.

국회 안에서도 앞장서 파병에 반대했던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번 속는 것은 몰라도 세 번 네 번 속아서는 안 되지 않느냐, 우리가 거수기냐’ 이런 생각을 갖도록 해 주려 하는데, 분위기는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유엔이 동의하는 경우 등으로 파병을 제한하는 법률을 만드는 방식으로 정부의 파병 정책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정부가 국회에 보고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로 일방적으로 파병을 추진하다 보니 그것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에서 법안을 제의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유엔의 성격 자체가 상당히 친미적인데 유엔이 동의하면 파병할 수 있다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내용입니다. 이렇게 제한적으로 파병을 추진한다는 것은 근본적인 평화에 대한 문제제기, 즉 전쟁을 막고 평화를 이뤄야 한다는 근본적 해결을 위한 논리 자체에서 모순을 일으키는 것 같습니다.

끝으로 전쟁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전쟁은 재앙이고 있어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집회에 나와서 함께 목소리를 내는 것도 중요하고, 인터넷 등을 통해 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하면서 힘을 모으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쟁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정부나 미국에 알려야만 전쟁을 통해 국익을 얻겠다는 생각을 못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정리 한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