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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의 이라크 공격은 미국의 이라크 점령 위기를 심화시킬 것이다

터키의 이라크 북부 침략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월 21일 쿠르드노동자당(PKK)이 터키군을 기습해, 터키군 12명이 사망하고 8명 이상이 실종됐다.

우파들은 거리 시위를 조직하는 등 터키 정부에게 군사 행동을 취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고, 군부는 이라크 공격을 기정 사실화하려 한다. 한 퇴역 장군은 서방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으로 화살은 시위를 떠났다. 정부는 더는 머뭇거리거나 시간을 끌 수 없을 것이다” 하고 말했다.

터키 총리 에르도간은 “아무리 대가가 크더라도 반드시 보복할 것이다” 하고 선언했다. 에르도간은 이미 10월 18일 월경 작전 승인 결의안 통과를 전후해 10만 명의 병사와 장비들을 이라크 국경으로 이동시켰다.

지금 거의 모든 언론은 현 상황의 책임을 PKK에게 떠넘기고 있지만, 근본적 원인은 수십년에 걸친 터키 국가의 쿠르드족 억압에 있다.

PKK는 이런 억압에 맞서 쿠르드족 독립 정부를 건설하기 위해 1984년에 건설됐다. 터키 정부는 PKK를 무자비하게 공격했고, 그 과정에서 3만 명이 희생됐다. 미국 정부는 터키 정부의 쿠르드족 공격을 묵인했을 뿐 아니라 무기를 계속 공급하고 PKK를 테러단체로 지명했다.

PKK는 여러 차례 휴전과 대화를 제안했지만 터키 정부는 PKK 전체가 “투항하지 않으면 사살당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PKK가 10월 22일 다시 한 번 휴전을 제안했지만 터키 정부는 딱 잘라 거절했다.

테러 단체

과연 터키가 이라크 북부를 당장 침략할지, 침략군이 이라크 쿠르드족자치정부의 중심 영토까지 진격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터키의 침입은 이라크에서 상대적으로 안정된 지역인 이라크 북부를 뒤흔드는 효과를 낼 것이다.

미국의 점령 파트너인 자치정부와 미국의 동맹인 터키군 간의 대규모 충돌이 발생할 수도 있다. 이것은 이라크 점령 실패로 위기에 시달리는 부시 정부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부시 정부는 터키 정부를 말리려 하지만 한 터키 고위 군장성은 “우리도 9·11 이후 미국처럼 행동할 권한이 있다” 하고 퉁명스럽게 답했다. 부시는 자신이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에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물론 터키의 침공이 아직 확정적인 것은 아니다. 미국은 여전히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동맹이고, 터키군이 뚜렷한 군사적 승리를 얻기는커녕 미군처럼 점령의 수렁에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터키 남부 쿠르드족 지역을 안정시켜 유럽연합 가입의 기반을 닦는다는 에르도간 정부의 계획도 어려워질 것이다.

그러나 침략이 현실화된다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것이고 이라크 북부 아르빌에 주둔중인 자이툰 부대도 전화에서 빗겨나 있을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