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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재 씨의 죽음과 항의 투쟁

지난 11일 고양시가 용역깡패와 단속 공무원들 2백50여 명을 동원해 벌인 폭력적인 노점 단속으로, 노점상 이근재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1일 단속 현장에서 용역깡패들은 여성과 장애인까지 폭행하고 길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붕어빵 노점으로 생계를 꾸려 온 이근재 씨 부부도 구타를 당했고, 부인은 온몸이 만신창이가 됐다. 다음날 새벽, 막노동일이라도 구해 보겠다며 나간 이근재 씨는 결국 목을 매 자살하고 말았다.

고양시는 지난 4월부터 공원을 조성한다는 명분으로, 무려 31억 원을 들여 대대적인 노점 단속을 벌여 왔다. 이근재 씨 부부는 강압적 단속 때문에, 장사가 끝나면 1킬로미터나 떨어진 집까지 노점 마차를 끌고 왔다. 단속 때문에 아예 장사를 못한 날도 많았다.

결국, “품격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점을 뿌리뽑겠다”며 노점상들을 잡초 취급해 온 고양시가 이근재 씨를 죽인 것이다.

그런데도 고양시장 강현석은 단속 과정에 폭력은 전혀 없었고 이근재 씨는 한번도 단속 당한 적이 없다고 뻔뻔하게 우기고 있다. “나 같으면 복수하겠단 생각을 하지 죽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경찰은 이에 항의하는 전국노점상총연합의 집회를 물대포까지 쏘며 진압해 14명을 연행하고 5명을 구속했다. 전노련 지도부 5명에게는 체포영장까지 발부했다.

빈곤사회연대가 적정생계비 기준으로 추정한 빈곤율에 따르면, 무려 1천만 명이 빈곤선 이하의 삶을 살고 있다. 이 같은 가난이 해결되지 않으면 거리에서 생계를 꾸려 가는 사람들은 더 많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1997년 IMF 위기 이후 서울시내 노점상은 2배 이상 증가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노점은 노점상에게 생존권인데 이런 분들에게서 노점을 빼앗는 것은 이들을 살인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규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