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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길의 가치와 문국현의 가치는 다르다

손석춘 씨는 최근 ‘권영길과 문국현의 장군, 멍군’이라는 글에서 “두 사람의 생각은 차이 못지 않게 공통점이 있다”며 “신자유주의를 넘어서겠다는 ‘가치 연대’가 참으로 절실한 오늘”이라고 했다.

‘새진보연대’의 이수호 대표도 〈매일노동뉴스〉 인터뷰에서 “권영길 후보와 문국현 후보의 후보단일화로 연정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WTO 체제 하에서 FTA는 순리”라는 문국현과 FTA 반대 투쟁의 선봉장인 권영길의 가치는 다르다. “해외 파병이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을 때는 찬성해 왔다”는 문국현과 일관된 반전 후보인 권영길의 가치는 다르다. 문국현이 30억 원의 창당 자금을 내서 만든 창조한국당과 진성당원들의 당비로 만들어진 민주노동당의 가치는 다르다.

더구나 최근 문국현은 “[민주노동당이] 기업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며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가 있다”고 말한다. “10년 전이나 똑같은” 민주노동당은 “보수화된 진보”라는 것이다.

그러나 부유세, 무상의료, 무상교육 등 진보적 가치를 변함없이 고수하는 것은 결코 ‘보수’가 아니다. 이 가치들은 한국 사회에서 한번도 실현된 바 없는 신선한 가치들이다. 재산 1백37억 원을 보유해 부유세 과세 대상인 문국현에게만 ‘보수’로 보일 뿐이다. 문국현의 “기업이 있어야 근로자가 있다”는 낡은 구호야말로 전형적인 보수적 가치다.

‘신자유주의는 반대하면서 FTA는 찬성한다’는 문국현의 가치는 “좌파 신자유주의”를 말해 온 노무현의 가치와 닮았다. 더구나 문국현은 어제는 “나를 중심으로 [범여권] 단일화하자”더니 오늘은 “범여권 단일화에 관심 없다”며 오락가락하고 있다.

오락가락

이런 문국현과 ‘가치 연대’를 모색하는 것은 범여권과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개혁 성향의 학자들이 주도하는 ‘진보와 개혁을 위한 의제27’은 통합신당, 민주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이 “‘정책 경쟁’을 통한 진보개혁진영의 후보단일화”를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한겨레21〉은 통합신당, 창조한국당, 민주노동당, 사회당이 “큰 틀에선 이견보단 공통점이 더 많다”며 “가치 및 정책 연대를 시도할 수 있는 지점”이라고 썼다.

그러나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사이에 공통점보단 차이점이 훨씬 더 크다. 홍세화 씨가 지적했듯이 “이라크 파병, 비정규직 양산, 한미FTA 등 … 을 펼친 세력까지 ‘진보개혁세력’에 포함”시키는 것은 “진보정치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억지로 범여권과의 공통점을 찾다 보면 반전·반신자유주의 핵심 가치들을 놓치게 될 뿐이다. 예컨대 ‘진보 개혁을 위한 의제27’은 한미FTA 반대를 의제에서 제외하며 “어떤 조건 하에서 비준동의안에 찬성표를 던질지”만 논하고 있다. 참여연대 등이 주도하는 ‘2007대선시민연대’의 ‘7대 정책 과제’에서도 한미FTA 반대와 이라크 파병 반대는 볼 수 없다.

“정동영과 함께 못할 이유가 없다”는 문국현, “참여정부와 정책적 방향은 같다”는 정동영, 이명박과 ‘파병 대연정’을 하고 있는 노무현, 확실한 친제국주의·신자유주의 후보인 이명박. 이들 사이의 차이가 ‘샛강’이라면 이들 모두와 권영길 후보의 차이는 ‘한강’이다.

따라서 손석춘 씨가 말하는 “신자유주의 굴레에서 대한민국을 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결집”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지지 운동을 올곧게 건설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