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이 기상천외한 궤변으로 사기치면서 이라크 파병 연장 의사를 밝히자, 이 문제가 대선 정국의 태풍으로 떠올랐다. 국방장관 김장수는 “철군하면, 실컷 불고기 사 주고 콜라 한 잔 안  줘서 [미국을] 서운하게 만드는 격”이라며 구역질나게 노무현을 거들었다.

이명박은 일관된 친제국주의·부시 똘마니 후보답게 곧바로 확고한 지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자이툰 부대는 기름밭 위에 앉아 있다”며 파병 연장을 통해 석유 자원을 확보하자고 주장했다. 이라크인들의 피와 한국 기업의 경제적 이익을 맞바꾸자는 것이다. 시체더미 속에서 먹잇감을 찾는 하이에나 같은 생각을 이토록 노골적으로 천박하게 드러내기도 힘들 텐데 말이다. ‘평화’와 ‘생명’ 같은 가치는 이명박에게 안중에도 없다.
한미FTA에 이어서 이라크 파병 연장을 위한 노무현과 이명박의 ‘대연정’은 범여권이 말하는 ‘반한나라당 전선’의 무가치함을 보여 준다.

정동영은 조금 망설이다가 파병 연장 반대 입장을 취했지만, “숟가락 들 때만 나타나고 설거지할 때는 사라[지]”는 기회주의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참여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하며 노무현과 화해를 추구하더니 갑자기 파병 문제에서 선긋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동영은 열우당 의장이던 2003년과 2004년에 앞장서 이라크 파병을 추진했고, 그 뒤에도 줄곧 정부의 파병 연장에 동조해 왔다. 2003년에는 자기 홈페이지에 ‘나는 왜 파병에 찬성하는가’라는 글을 올렸고, 2004년 2월 6일에는 “파병동의안이 처리되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국회에서 연설까지 했다. 그래서 이인제도 “선거 전술 상의 잔꾀”라고 정동영을 비웃었다.

‘친노’

통합신당은 파병 연장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여지껏 전체 의원 1백41명 중 71명만이 파병 연장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 조성태, 유재건, 조경태 등 ‘실용파’들은 확고한 파병 연장 지지 입장을 갖고 있고, 유시민 등 ‘친노’ 의원들이 파병 연장을 지지할 가능성도 크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파병 연장을 확고히 지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정동영과 통합신당 지도부는 생색만 내면서 내심 파병연장동의안의 국회 통과를 염두에 두고 있을지 모른다. 이들은 지난해에는 파병 연장에 반대할 듯하다 막판에 뒤통수를 쳤다.

문국현은 철군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면서도 “동티모르의 사례와 같이 세계 평화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하는] … 파병에 대해서는 찬성해 왔다”거나 “[자이툰 부대가] 이라크에 가서 큰 사고 없이 국제 평화에 크게 기여한 것은 높이 쳐줄 수 있다”는 등 일관성 없는 입장임을 드러내고 있다.

국회 안에 일관되고 확실한 파병 반대 세력은 권영길 후보와 민주노동당, 그리고 반전평화의원모임에 속해 있는 의원 개인들뿐이다.

그나마 정동영 등이 파병 연장 반대 입장을 취하도록 만든 것은 강력한 반전 여론 덕분이다. 반전 운동은 반전 여론을 올곧게 대변하면서 이번에야말로 파병 연장을 막아낼 수 있도록 큰 세력을 형성해야 한다. 국회에서 반전 운동 세력은 11월 11일 범국민행동의날을 중요한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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