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에서 비상사태에 맞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비상사태 선포 이틀 만에 파키스탄 전국에서 2천여 명이 연행됐다.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활동하는 ‘국제사회주의자들’의 리아즈 아흐메드가 비상사태 선포 직후 카라치에서 벌어진 항의 행동 소식을 보내 왔다.

비상사태가 선포된 다음 날인 11월 4일, 2백 명이 넘는 좌파 활동가, 노동조합 활동가, NGO, 정당, 전문직 종사자, 변호사, 언론인, 지식인 들이 카라치 언론회관에 모였다. 우리는 무샤라프의 비상사태 선포와 라호르·이슬라마바드·카라치 등지의 변호사와 활동가들 체포를 규탄했다.

분위기는 뜨거웠다. 참가자들은 군부와 제국주의를 규탄하고, 사법부와 언론에 대한 공격 등을 성토하는 구호를 크게 외쳤다. 또, 모든 연행자 석방을 요구하며, 군사 독재의 종식을 위해 계속 활동하기로 결의했다.

11월 5일에도 1백50명이 카라치 언론회관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집회는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좌파, NGO, 노동조합 활동가, 민족주의 정당, 그리고 개인들의 연합인 ‘정의를위한민중운동’이 호소한 것이었다.

곤봉을 든 경찰의 습격으로 시위대 일부가 부상을 입었고 연행되기도 했다. 연행자 중에는 ‘정의를위한민중운동’ 소집자이자 파키스탄 노총의 활동가인 파리드 아완, 국영은행 노조 의장 리아콰트 사히, 그리고 3명의 사진 기자 등이 포함돼 있었다.

4백여 명의 경찰과 사복 경찰이 카라치 언론회관을 에워싸고 밖으로 나오는 시위 참가자들을 연행했고, 시위대가 카라치 언론회관으로 진입하는 것도 방해했다.

이 날 집회는 집회 장소를 떠나지 않겠다는 시위대의 단호한 결의와 저항 운동을 발전시키려는 강력한 열망이 돋보인 훌륭한 항의 행동이었다.

카라치 시와 신드 주 고등법원에서도 시위들이 벌어졌다. 변호사들은 법원 안팎을 행진하며 재판 진행을 방해했다. 경찰이 공격해 변호사 1백10여 명을 연행했다.

파키스탄 전역에서 2천여 명의 변호사와 인권운동가 들이 경찰과 준군사조직에 의해 연행됐다. 변호사들은 비상사태가 철회될 때까지 재판 업무를 계속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