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3일 노무현 정부는 국무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 개정안(이하 시행령)’을 통과시켰다.

이 시행령은 지난해 국회에서 ‘비정규직 보호법’과 함께 통과된 ‘노사관계 선진화법(일명 노사관계 로드맵)’에 바탕을 둔 것이다.

이 시행령은 각종 독소조항을 통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2중, 3중으로 제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먼저 필수공익사업장을 확대하고 필수유지업무를 포괄적으로 지정해 합법 파업의 여지를 최대한 좁혀 놨다. 노동부 분석을 보면, 철도사업은 전체 업무의 50퍼센트, 발전사업은 60퍼센트, 송·변전사업은 50퍼센트, 가스사업은 70퍼센트, 혈액공급사업은 80퍼센트, 우정사업은 90퍼센트가 필수유지업무 대상에 포함된다.

또,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더라도 파업 참가자의 최대 50퍼센트까지 대체 인력을 투입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긴급조정(강제중재) 장치도 보존해 정부의 자의적 판단에 따라 언제든 파업 중단을 명령할 수 있게 해 놓았다.

국내외의 비난 때문에 희대의 악법인 직권중재제도를 마지못해 없애면서도, 조삼모사식 온갖 개악을 통해 파업권을 원천봉쇄하려는 것이다. 특히 대대적인 공기업 사유화와 공공부문 구조조정을 앞두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손발을 묶어두려는 것이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의 이런 공격이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노동자들의 저항 때문에 노무현 정부는 이 법을 시행령 형태로 확정하는 데만 몇 년이 걸렸고, 이 법이 적용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물러나게 됐다.

비정규직 악법도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좌초 위기를 겪고 있는데, 하물며 잘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을 겨냥한 ‘노사관계 로드맵’이 ‘로드맵’대로 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정규직 활동가·노동자들은 강력한 투쟁으로 노무현 정부의 시행령을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던져 버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