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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의 길을 포기하라는 협박은 그만해라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반한나라당 전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에 고은 시인과 백낙청 교수 등은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동당까지 포함한 후보단일화를 촉구했다. “가치관을 공유하는 사람들끼리 최대한의 단일화를 이뤄내라”는 것이다.

“민주노동당과의 막판 정책연대까지 염두에 둔 광폭 단일화”(정대화 교수), ‘민주노동당까지 하나로 묶는 연합정부론’(황석영 작가)도 나오고 있다.

이런 주장들은 대체로 한나라당의 집권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논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물론 이명박과 이회창 같은 썩어 문드러진 우익들이 집권하는 것은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이런 자들에 반대하기 위해 ‘오십보백보’ 차이밖에 없는 범여권과 연합할 수는 없다. 더구나 독자적 진보 정치와 정책을 표현할 기회까지 포기하면서 말이다.

게다가 백낙청 교수 등의 바람과 달리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나 연대할 정책이 없다.

가치

한미FTA, 비정규직, 파병, 삼성 비자금 사태 등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현안에서 범여권과 민주노동당의 입장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최근 범여권 후보들이 켜고 있는 ‘왼쪽 깜빡이’가 아니라 지난 5년간 그들의 실천을 직시하면 이것은 명백해진다.

범여권과 민주노동당 사이의 이런 차이는 계급적 기반의 차이에서 비롯한다. 대기업과 일부 중소기업주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범여권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노동자·민중의 당이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에게 범여권과 손을 잡고 한나라당의 집권을 막으라고 주문하는 것은 결국 계급연합을 하라는 얘기다.

그러나 계급연합은 범여권을 견인하기는커녕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활동을 범여권의 통제에 종속시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이런 식의 계급연합은 서로 이해관계가 대립하는 두 계급 사이의 화해를 위해 노동자들을 단결시키는 운동을 건설할 수 없게 만든다.

우익뿐 아니라 범여권과도 독립적인 세력을 결집하고 이들 모두에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는 것이야말로 진보세력이 이번 선거에서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