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가 ‘동반자 등록법’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동성 커플과 이성 동거 커플 등 지속적인 생활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 법적인 ‘동반자’ 지위를 보장하자는 것이다.

권 후보는 “동성간이든 이성간이든 … 사회 구성원으로서 동등한 권리를 누릴 수 있게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한다. 

2004년에 사법부는 “혼인이라 함은 일부일처제를 전제로 하는 남녀의 정신적·육체적 결합을 의미한다”며 “동성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해왔다 하더라도 사회관념상이나 가족질서 면에서도 용인될 수 없다”는 차별적인 판결을 한 바 있다.

법적인 ‘부부’로 인정받지 못하는 동성 커플은 국민연금, 의료보험, 배우자 대소사에 대한 휴가와 수당, 가족 수당 등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심지어 전입신고 같은 간단한 것도 대신할 수 없다. 수십 년을 함께 산 배우자가 죽어도 한푼도 상속받지 못한다.

존중돼야 할 개인의 성적지향을 이같은 차별의 근거로 삼아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이러한 차별을 없애는 권 후보의 ‘동반자 등록법’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또, 더 나아가 동성 커플에게 입양과 인공수정도 허용하는 동성 결혼의 권리도 인정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결혼이 해방적인 대안은 아니지만, 동성 결혼처럼 반동적 이유에서 불허되고 있는 경우 결혼의 권리를 마땅히 옹호해야 한다.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금지법을 반대했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성균관 등은 동성 결혼을 반대하고 있다.

한기총은 동성 결혼이 법적으로 허용되면 현재 음성화 돼 있던 동성애자의 권리 주장이 양지로 드러나 사회가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역겨운 주장을 한다. 나아가 민주노동당을 대상으로 ‘항의 서한 및 항의 방문 등 입법을 저지할 모든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성균관 교육원장 최병철은 결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종족유지를 위한 생식을 위해, 인류의 보존과 영속성을 위해 이성끼리”하는 것이라며 “자연질서와 전통에 반한 행동을 하면서 혜택을 달라는 것은 잘못된 주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결혼하는 모든 남녀가 오로지 생식과 출산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은 어처구니없는 얘기다.

동반자

같은 인간이 이성이든, 동성이든 생식·출산과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감정과 욕구에 따라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자연 질서에 반하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일부일처 가족제도를 통해 노동계급과 노동력 재생산을 통제하려는 자본주의 질서에만 반할 뿐이다.

이미 1백여 년 전에 독일 사민당은 동성애자를 억압하는 법률에 맞서 동성애자 권리를 옹호하는 데 앞장섰다. 또한 러시아 혁명 당시에는 여성과 동성애를 억압하는 수많은 법률들이 없어지고, 성해방을 위한 다양한 조처가 취해졌다.

오늘날에도 덴마크,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등 30여 개 국가가 ‘동반자 관계’를 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스페인 등 5개 국가와 미국의 2개 주는 동성 결혼까지 합법화했다.

남녀간 만의 결혼과 일부일처제 가족 형태를 강요하는 것은 사회적 차별과 억압을 낳는 것이다. 권영길 후보의 주장처럼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인정하고, 혼인 유무·가족 관계·성별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은 해소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