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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지역 선거 활동의 경험

종로 지역 선거 활동의 경험

박성환

예상대로 8·8 재보선 투표율은 아주 낮았다. 37년 만에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한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 10명 가운데 7명 이상이 투표하지 않았다. 이번 재보궐 선거 투표율은 1965년 재보궐 선거에서 26.1퍼센트를 기록한 이래 최저인 전국 평균 29.5퍼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5대 국회 임기 중 치러진 20개 재보궐 선거 평균 투표율 43.5퍼센트에도 크게 못 미친다. 특히 해운대 기장갑 선거구는 18.8퍼센트의 투표율로 선거구 중 가장 낮았다.

낮은 투표율은 기성 정당에 대한 환멸과 분노 때문이다. 연이어 터지는 부정 부패 추문, 병역 비리, 기성 정당들의 정쟁에 대다수 유권자는 투표 기권으로 환멸과 분노를 표현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6·13 지방 선거에 이어 또다시 처참하게 패배했다. 민주당은 13개 재보궐 선거구 중 광주와 군산 두 곳에서만 당선했다. 노무현 바람도 불지 않았다. 민주당은 서울 지역에 노무현 지지자들인 유인태, 장기표, 이목희 등을 후보로 내세웠다. 게다가 노사모가 직접 선거 지원을 했지만 모두 패배했다.

민주당은 재보궐 선거 참패 때문에 분열과 내분에 휩싸여 있다. 민주당은 신당 결성 방식을 둘러싸고 사분오열하고 있다.

기성 정당에 대한 환멸과 집권당의 위기는 민주노동당과 같은 좌파가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해 준다. 사회 변화와 개혁에 대한 대중의 열망은 새로운 대안의 갈구로 나타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종로 3.72퍼센트, 금천 6.56퍼센트, 마산 합포 6.92퍼센트 지지를 얻었다. 평균 득표율이 5.8퍼센트였다. 이것은 6·13 지방 선거 때 득표율보다는 높지 않지만 민주노동당이 상당히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6·13 지방 선거보다 언론의 주목을 덜 받았고 더 무관심한 분위기 속에서 치러졌다.

게다가 이번 재보궐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은 지난 지방 선거와 달리 대선 논쟁과 준비로 선거 활동을 거의 지구당 역량에 내맡기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지방 선거 때 민주노총이 조직 노동자들에게 계급 투표를 호소하는 포스터를 제작하는 등 선거 지원을 했지만, 이번 선거에서 이런 호소가 전혀 없었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더욱이 선거날이 공휴일이 아니어서 노동자들이 거의 투표에 참여하지 못한 것을 고려할 때, 민주노동당이 전국 평균 득표율 5.8퍼센트를 기록한 것은 대중의 급진화가 여전히 유효할 뿐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 준다.

종로 지역 선거 활동

종로 지역은 선거를 불과 5일 앞두고 후보를 선출했다. 그러나 종로 지역 선거 활동가들은 6·13 지방 선거에서 국민들이 보여 준 변화와 개혁에 대한 열망을 확인하고 새로운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선전하기 위해 빠르게 선대본 체계를 꾸렸다.

다함께는 7월 20일부터 선거 상근 33명, 선거 지원자 70여 명, 연인원 4백50명이 참가해 헌신적으로 선거를 지원했다. 우리는 정책팀, 후보 수행팀, 의정부 여중생 서명 조직팀, 유세팀, 선관위 업무, 사무담당, 전화유세 등 선거 운동에 필요한 모든 일을 열정적으로 수행했다.

본격적인 선거 운동은 전국노점상총연합회(전노총련) 소속의 노점상들, 각 지역의 철거민들, 서울대 학생위원회, 성대 학생위원회 동지들과 함께 이루어졌다. 특히 서울대 학생위원회 동지들과는 처음으로 거리에서 펼칠 주장에 대해 토론하고 함께 행동하는 공동행동을 진행했다. 이러한 경험은 대선이나 이후 벌어질 다른 투쟁에서 서로 정치적 견해는 다르지만 공동행동을 할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이다.

우리는 국민적인 분노와 항의가 일어나고 있는 미군의 의정부 여중생 살인 사건 서명 운동과 선거 투쟁을 결합해 진행했다. 우리는 짧은 기간에 3천여 명의 서명과 70만 원이 넘는 모금을 받으면서 대중 사이에 넓게 퍼져 있는 반미 감정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우리는 주한 미군 문제와 함께 미국이 벌이려는 이라크 전쟁을 폭로하고 전쟁과 미국에 반대하는 운동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종로 선대본은 지역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투쟁과 선거 활동을 결합하기 위해 노력했다. 종묘와 대학로에서 열린 세 번의 의정부 여중생 집회, 장애인 이동권 연대회의가 벌인 “버스를 타자” 집회, 80여 일 넘게 투쟁하고 있는 경희의료원과 강남성모병원 동지들의 집회에 참가해 그들의 투쟁을 지지하면서 거리에서 노동자 대중과 함께 싸우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는 훌륭한 연설자이자 조직자가 됐다. 골목 골목에서, 마을버스에서, 지하철 역 안에서, 거리에서 우리는 부패한 데다가 노동자들을 공격하는 보수 정당이 아니라 노동자와 서민이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것을 호소했다. 또, 미국에 반대하는 주장과 비정규직 문제, 주택문제, 주5일 근무제와 노동시간 단축 문제, 의료 문제,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좌파적 대안을 선전했다.

과제

보수 정당의 위기는 민주노동당이 더한층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제 우리는 캠퍼스와 거리에서 민주노동당을 알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지지하도록 조직해야 한다.

대학, 학교 앞 지하철 역, 대학로, 인사동처럼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당원 모집 가판을 차려 급진화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 토론하자. 그리고 그들이 좌파적 대안으로 민주노동당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자.

의정부 여중생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서명이나 시위·투쟁이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그 투쟁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해 싸워야 한다. 그리고 미국의 이라크 전쟁 계획을 폭로하고 반전 운동을 준비해야 한다. 미국이 이라크를 폭격하기 시작한다면 우리는 광범한 반전 운동을 조직하고 미국의 추악한 전쟁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직해야 할 것이다. 캠퍼스에서, 공장에서, 거리에서 전쟁에 반대하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전쟁과 미국에 반대하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12월 19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준비해야 한다. 기성 정당에 대한 불신과 분노, 변화와 개혁을 바라는 다수 국민들의 열망, 세계적으로 급진화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민주노동당은 더한층 성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대선 운동에 적극 참여해 더욱 왼쪽으로 가고 있는 대중을 만나고 그들을 기성 정당이 아닌 새로운 좌파적 대안으로서 민주노동당을 지지할 것을 호소하고 주장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