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은 대선 때부터 “30조 원 사교육비를 절반으로 줄이겠다”며 공을 들여 온 교육 분야에서 “교육부 해체” 구호까지 내걸며 대대적인 신자유주의 개편을 밀어붙일 태세다.

이명박은 “대학 자율화의 길은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며 교육부가 관리하던 대학입시를 대교협으로 넘겨 각 대학들이 결정하도록 했다. 대교협 회장인 손병두는 ‘대학이 자유롭게 학생을 선발할 수 있어야 대학 경쟁력이 높아지고 입시 부담도 줄어든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들이 말하는 ‘자유로운 선발’은 학생의 창의력·잠재력 평가가 아니라 내신·수능 반영 비율을 각 대학별로 조합하고 본고사를 시행해 입시 제도를 복잡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면 철저한 대학 서열 체제 속에서 학생들은 더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국영수 중심의 획일적 문제풀이에 더욱 매달릴 수밖에 없다. 이를 지원해야 하는 학부모들도 사교육비를 전혀 줄일 수 없다. 게다가 복잡해진 제도 때문에 입시 부담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고 입시지옥의 고통은 더욱 끔찍해질 것이다.

인수위는 시·도교육청이 자율적으로 특목고 등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해 ‘고교 다양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명박이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는 자율형 사립고·기숙형 공립학교 등을 3백 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다양화가 아니라 계층화다. 15퍼센트 정도의 명문 고등학교와 나머지 ‘똥통 학교’로 나눠, 서서히 무너지고 있던 고교평준화를 완전히 허물어뜨리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평가와 경쟁 시스템으로 공교육을 정상화한다”며 전국 초·중·고교 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학력평가를 실시하고 학교별 성적을 공개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소위 명문 고교들도 일류와 삼류로 나뉠 것이다.

결국 중학생은 명문고 중에서도 일류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하고, 초등학생까지 일류 중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입시 경쟁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이는 입시 경쟁 상황을 완전히 30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으로 고입 재수생이 나올 날도 머지 않았다. 이미 대형 학원들은 수백억 원의 투자를 유치해 분원을 늘리는 등 고입 사교육 시장 팽창을 준비하고 있다.

풍전등화

이명박 정부의 시장주의적 정책들은 입시 경쟁을 격화시킬 뿐 아니라 교육에서 부익부빈익빈도 더욱 심화시킨다. 학교별 학력평가 점수가 공개되면 대학들은 공공연하게 고교등급제를 시행할 것이고, 어려서부터 엄청난 사교육을 받아 일류 학교 진학이 더 유리한 부유층 학생들이 득을 볼 것이다.

또, 입시 ‘자율권’ 덕분에 대학들은 공공연히 기여입학제를 도입하거나 본고사와 면접 등에서 부유층 학생에게 가산점을 줄 수 있다. 지난해 연세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 대학들은 편입학 시험에서 부유층과 대학 교수 자녀에게 가산점을 줘 합격시킨 바 있다. 이런 일은 더욱 광범하게 벌어질 것이다.

이 때문에 이명박의 교육 개편을 열렬히 환영하는 〈동아일보〉조차 “개별 대학이 공정하고 투명한 입시 관리를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한겨레〉와 〈중앙일보〉 여론조사를 보면, 이명박의 정책으로 사교육비가 줄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20퍼센트 정도에 그쳤다. 늘거나 그대로 일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이 72.4퍼센트나 됐다.

한편, 노무현마저 “교육 쓰나미”가 몰려오고 “중등교육 평준화가 풍전등화”라며 이명박의 교육 정책을 공격했다.

그러나 “교육 쓰나미”가 들어오도록 길을 닦아 준 장본인이 바로 노무현이다. 노무현은 꾸준히 대입 자율화를 추진해 왔고, 이 덕에 대학들은 고교등급제를 은밀히 시행하거나 내신을 무력화하고 수능 비중을 높이는 입시안을 시행할 수 있었다.

고교평준화를 해체하는 이명박의 명문고 3백 개 건설 방안도 노무현의 ‘1군 1우수고 정책’이나 ‘공영형 혁신학교’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이라면 노무현이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추진하던 정책들을 이명박은 막무가내로 밀어붙이려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명박의 신자유주의적 교육 정책은 거대한 대중적 분노를 살 공산이 크다. 대학들이 온갖 비리를 저지르고 초·중학생까지 입시지옥에 시달리는 등 그 고통과 폐해가 분명해지면, 대중의 분노가 폭발할 수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모든 진보적 교육단체들은 함께 연대해 이명박의 교육 정책에 반대하는 투쟁을 조직하며, 대학평준화와 무상교육이라는 진보적 대안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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