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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주민총궐기 현지 취재 :
“삼성 타도! 정부 타도!”를 외치는 태안 민중의 절규

지난해 12월 7일 기름 유출 사고가 벌어진 이후 태안 주민들은 절망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사고 가해자인 삼성은 사과와 피해보상을 요구하는 주민들에게 시간을 두고 생각해보겠다며 모른척하고 있고, 주민들은 뻔뻔한 삼성과 무책임한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여 가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태안 피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태안 주민 총궐기가 열렸다. 생계가 막막해진 한 어민은 이 날 집회에서 제초제를 마신 후 분신했고 결국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앞서 두 명의 어민이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터라 주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날 집회는 사실상 삼성과 정부 규탄 집회였다. 집회 무대에는 삼성을 향한 외침인 듯한 “우리가 끝이면 너희도 끝이다”라는 대형 걸개가 걸려 있었다. 집회 장소 곳곳에 “오일폭탄 삼성은 자폭하라”, “말없는 살인자 삼성” 등 삼성에 대한 분노를 고스란히 담은 펼침막이 내걸렸다. 삼성이 그간 저지른 비리와 이번 사건을 연결시킨 “삼성은 미술품 팔아 태안 굴밭을 매입하라”는 펼침막도 눈에 띄었다.

“사람죽인 삼성그룹 참회하라”는 펼침막은 태안 바닷가 주요 길목마다 걸려 있어, 주민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는 삼성에 대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주민들은 “무한책임 삼성 속죄하는 그 날까지”, “삼성 타도! 해경 타도! 정부 타도!” 등의 팻말을 들고 집회에 참가했고, 삼성 예인선과 삼성전자 상징물을 부수는 처단 의식을 했다.

사상 최대의 바다 오염에도 가해자 삼성만을 비호하는 정부에 대한 규탄도 이어졌다. 주민들은 “어민의 삶 파탄 낸 정부는 각성하라”, “가해자는 어디갔냐 정부는 각성하라”, “떡값 검찰은 삼성이 두려운 게냐” 등 정부를 향한 분노가 담긴 팻말을 들고 참가했다.

마지막으로 연단에 선 한 어민은 “사고를 냈으면 당연히 진상을 조사하고 피해를 보상해야 하는데 어째서 우리가 이렇게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여기저기 쫓아다녀야 하는 것이냐”며 분노를 토해냈다. 또 “정부는 즉각 특별법을 제정하고 특검을 도입하여 진상을 조사하고 가해자 삼성을 처벌해야하고 이명박 인수위도 이에 앞장 서야한다”며 “만일 삼성에 대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며 투지를 다졌다.

대부분 고령인 어민들은 단결투쟁 머리끈을 질끈 묶고 칼바람 속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켰고, 28일 삼성 본관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것을 결의하며 집회를 정리했다.

태안 환경과 주민들의 삶을 망친 삼성이 진심어린 사죄와 피해 보상을 하지 않는 한, 날이 갈수록 커지는 주민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없을 것이다. 부패 범벅 삼성을 비호하는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도 만만치 않은 만큼 노무현과 이명박 역시 곤란한 처지다.

삼성 비자금 사태와 태안의 재앙이 맞물리면서 삼성에 대한 전 사회적 비난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삼성의 사회적 범죄와 생태적 범죄에 맞선 거대하고 강력한 투쟁을 건설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