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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 선거 부정 항의 시위가 다시 시작되다

아프리카 동부의 케냐에서 부정선거 항의 시위가 다시 시작된 지 사흘 만에 경찰에게 살해당한 사람이 30명을 넘어섰다.

시위대는 대통령 므와이 키바키의 재선을 여전히 인정하지 않고 있다. 키바키는 2007년 12월 27일 실시된 대통령 선거에서 자신이 합법적으로 재선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광범한 선거 부정이 저질러졌음을 입증하는 증거들이 속출하고 있다.

‘진실과 정의가 있는 평화를 바라는 케냐인들’은 같은 날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와 말썽 많은 대통령 선거의 투표수를 서로 비교해 보았다. 대통령 선거의 투표수가 국회의원 선거 투표수보다 엄청나게 많았다.

야당인 오렌지민주운동(이하 ODM)은 국회의원 선거에서 크게 승리했다. ODM은 총 의석 2백10석 가운데 99석을 차지한 반면, 키바키의 국민통합당(이하 PNU)은 43석을 얻는 데 그쳤다. PNU의 저항이 있겠지만, ODM은 국회의장과 부의장 자리도 차지할 수 있다.

그러나 의회 밖에서 정부의 공격에 대한 ODM의 대응은 일관되지 않고 혼란스럽다. 지난주에 ODM은 부정선거 항의 시위를 취소하고, 정부 각료들이 소유한 회사의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주장했다. [그러나] 이제 시위대가 거리로 돌아왔다.

나이로비의 사회주의자 자히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거리의 저항은 아직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는 않다. 위협적 분위기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시위대가 눈에 띄면 사살하는 것이 경찰의 방침이다. 많은 평화 단체들이 설립돼서 난민 구호 활동을 펼치고 있다.”

강력한

정치 위기와 함께 종족 간 갈등도 고조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키바키와 같은 종족인 키쿠유족들이 종족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은 키쿠유족 빈민들이 키쿠유족 소수 특권층 부자들과 한통속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투쟁 과정에서 종족적 폭력에 희생된 사람보다 경찰에게 살해당한 사람이 더 많다. 선거 이후 6백 명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는 유례 없는 사건은 아니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정부가 나이로비 빈민가의 키쿠유족 ‘뭉기키’[키쿠유어로 ‘군중’을 뜻한다] 갱단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5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이러니이게도 뭉기키 갱단은 지금 정부의 동맹 노릇을 하고 있다. 나이로비의 노동조합 활동가 오티에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뭉기키는 시위대를 공격하고 있다. 그들은 제복을 맞춰 입고 무장하고 있다. 나는 서로 다른 인종이 섞여 살던 나이로비 동부의 루아라카 지역에서 [뭉기키에 의해] 쫓겨났다.”

IMF

역사가 다니엘 브랜치는 최근 〈런던 리뷰 어브 북스〉[영국에서 격주간 발행되는 정치·문학 평론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반(反)키쿠유족 활동이 집중적으로 벌어지는 지역들은 과거에도 선거 시기에 비슷한 폭력 사건들을 경험했다. … 1992년과 1997년의 이른바 ‘부족 간 충돌’ 시기에 수백 명이 살해당하고 수천 명이 집에서 쫓겨났다. 자원을 둘러싼 지역사회들 내부의 갈등을 정치인들이 이용했기 때문이었다.”

케냐는 식민지 지배의 유산과 국제통화기금(IMF) 같은 기구들의 간섭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예컨대, 1990년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섬유산업이 붕괴해 섬유산업 노동자가 20만 명에서 3만 5천 명으로 급감했다.

자히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서방 언론은 [케냐] 사람들에게 ‘진정하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다. 케냐 전체가 엉망진창인 것이 근본 원인이다.”

지속적인 항의 시위는 정부를 마비시킬 수 있지만, 케냐의 부가 빈민들에게도 돌아가려면 그들이 독자적으로 조직하는 데 성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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