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특검이 이미 ‘증거 인멸’ 작업이 끝난 삼성 계열사들을 뒤지며 수사 시작 20일이 다 되도록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검 수사팀의 압수수색 박스는 들어갈 때 가져간 그대로 텅텅 빈 채 나오기 일쑤다. 예컨대 삼성화재 ‘22층 비밀금고’가 있던 자리에는 이미 벽이 새로 들어섰고 문서 파쇄기 안에는 문서 찌꺼기가 가득했다.

물론 특검이 압수수색 후 빈 손으로 나오는 건 아니다. 한 삼성 직원이 말했듯이 “문서를 다 없애면 특검팀의 의심을 살 수 있으니 지하 4층에 특검팀을 배려해 일부 문서를 의도적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고가의 미술 ‘작품’들은 포장을 뜯어보지도 않은 채 미술관 측이 제공한 리스트만 받고 수사를 마쳤다.

“0이 하나가 더 붙는” 떡값을 얼마나 배터지게 받아 먹었는지 국세청과 금융감독원은 특검의 수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혔다.

이런 상황의 일등 공신은 “대기업 수사를 품위 있게 하라”며 사실상 은폐·축소 수사를 지시한 이명박과 ‘이건희 찌라시’ 노릇을 하는 언론들이다. 삼성은 ‘상식적 수준’에서 삼성을 비판한 한겨레·경향 등은 광고를 끊어버렸다.

주류 언론들은 태안 재앙에 대해서도 태안 주민 수천 명의 상경 시위 때만 잠깐 조명을 비추고는 금세 없던 일처럼 만들고 있다.

덕분에 삼성중공업은 올해 매출이 무려 9조 9천2백70억 원에 이를 것이라면서도 태안 주민들에게는 배상금 30억 원 이상은 절대 내놓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이명박 특검

그나마 수사하는 시늉이라도 내는 삼성 특검과 달리 이명박 특검 정호영은 시간 끌기에만 열중하고 있다. 거북이보다 느리게 하고 있는 수사도 대부분 검찰 수사 내용을 재검토하는 수준이다.

이명박과 범죄를 은폐한 검찰은 수사 대상으로 고려도 되지 않고 있다.

엉성한 영장 청구로 사실상 ‘영장 기각’을 청구하다시피한 정호영 특검이나, 이를 핑계로 다스 본사와 지사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두 번이나 기각한 법원이나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이명박 비호 경쟁을 하는 셈이다.

헌법재판소, 법원, 검찰, 정부, 대통령, 국회, 언론 등 이 나라 지배계급의 핵심이 모두 연루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공권력’은 없다.

특검 도입 과정에서 볼 수 있듯이 이들은 오로지 아래로부터의 대중의 분노와 운동이 성장할 때에만 재빨리 양보하는 시늉을 했다.

따라서 부패한 정권과 오만한 재벌을 심판하고 처벌하는 것은 노동자 운동과 사회 운동의 과제로 남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