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간통죄로 입건된 배우 옥소리 씨가 간통죄 위헌심판 제청을 신청하자, 옥소리 씨의 담당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담당 판사가 위헌제청 결정문에서 주장했듯이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과 프라이버시 침해 등[간통죄의] 부작용은 명백”하므로 간통죄는 폐지돼야 마땅하다. 물론 많은 사람들은 간통죄를 유지해 “가정 파탄을 예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간통죄는 ‘가족의 행복’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했다는 이유로 배우자를 감옥에 처넣는 것이 행복을 가져올 리 없다.

또, 간통죄가 1백 년이 넘도록 존재했지만 이혼과 혼외 성관계가 증가하는 등 현실을 제어하지도 못했다. 〈한겨레21〉이 2003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남성의 42.2퍼센트, 여성의 19.9퍼센트가 배우자 외의 ‘애인’을 사귀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또 남성의 67.7퍼센트, 여성의 12.3퍼센트가 ‘혼외 성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미 간통죄는 복수심을 충족시키거나 많은 위자료를 받아내는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 보니 간통죄에도 ‘유전무죄, 무전유죄’ 논리가 적용된다. 돈이 많으면 충분한 위자료 지급으로 처벌을 피할 수 있다. 1998년 대검찰청 자료를 보면 간통죄로 처벌받은 사람들 중 중하류층은 75퍼센트인 반면 상류층은 0.7퍼센트에 불과했다.

그러므로 간통죄는 ‘돈’으로 ‘배타적 소유욕’을 보상받도록 해, 인간관계를 더욱 뒤틀리게 하는 구실을 한다.

간통죄 폐지 반대론자들은 간통죄가 결혼제도에서 상대적 약자인 여성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간통죄의 역사는 여성 보호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1908년 일본 형법의 영향을 받아 유부녀만 처벌하는 것으로 개정된 간통죄는 여성의 성을 규제해 부계 혈통을 보호하는 구실을 했다. 1953년 쌍벌죄로 개정되긴 했지만, 이것은 ‘정실’ 여성들의 권리만 인정할 뿐 어려운 생활고로 인해 ‘첩’이 된 여성들에게 도덕적 낙인과 처벌을 가했다.

또, 2005년에 실형 선고까지 이어진 간통 고소 사건 중 절반 이상이 남편이 부인을 고소한 것이다. 간통죄는 여성을 억압하는 보수적 성관념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반여성적인 법률이다.

진정으로 ‘가정의 행복’을 파괴하는 것은 해고, 임금 삭감, 복지 삭감, 비정규직화 등의 신자유주의 정책이다.

‘가족 수호’를 핑계로 성을 억압하고 무고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간통죄는 폐지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