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전진하고 있는 유럽 급진 좌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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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에 이탈리아에서 로마노 프로디 중도좌파 정부가 붕괴한 것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의 천박한 우익 정치가 종식되기를 바랐던 사람들의 희망을 무참히 꺾은 사건이었다.
2001년 제노바의 G8 반대 시위와 2002년 피렌체 유럽사회포럼의 성공 이후 다른 어느 유럽 국가보다도 먼저 이탈리아에서 좌파의 혁신이 성공하는 듯 싶었다. 그러나 그런 희망은 이탈리아 재건공산당이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하고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한 프로디의 중도좌파 정부에 합류하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나 유럽의 모든 급진 좌파 정당이 실패했다고 성급히 결론지어서는 안 된다. 유럽 대륙의 반대편인 독일과 그리스에서는 완전히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에 링케
링케
링케는 최근 주
링케의 성장은 SPD 우경화에 맞선 노동계급 유권자들의 반란을 의미한다. SPD는 1998년~2005년에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아래서 녹색당과 함께 정부를 운영하면서 실업수당을 줄이는 내용의 신자유주의 정책 ‘아겐다2010’을 강제로 추진했다.
SPD는 2005년 연방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후에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우익 정당 기민련
새로운 SPD 당수 쿠르트 벡은 링케를 두려워한다. 그래서 SPD는 아겐다2010을 무시하고 장년 구직자의 실업수당 증액 정책을 밀어붙였고, 대연정 정부가 우편 노동자에 대한 최저임금 정책을 도입하도록 강제했는데, 이는 사실상 우편 사유화 계획을 좌절시킨 것이다.
메르켈도 선거 운동에서 리히텐슈타인을 ‘조세도피처’로 이용하는 것을 비판하는 척해야 했다.
시나스피스모스
한편, 그리스에서는 지난 4개월 동안 두 번의 대규모 파업이 일어났다. 집권당인 우익 신민주당
그러나 또 다른 거대 주류 정당인 중도 좌파 정당 범그리스사회운동
2주 전 내가 아테네를 방문했을 때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응답자의 31퍼센트가 ND를, 28.3퍼센트가 PASOK을, 16.2퍼센트가 시나스피스모스
그 중에서 시나스피스모스가 가장 역동적인 세력이다. 시나스피스모스는 원래 그리스 급진 좌파의 지배적 세력인 KKE에서 떨어져 나온 다양한 분파들이 결합해 만든 정당이다. 최근까지 시나스피스모스는 국회에 진출하기 위해 필요한 3퍼센트의 표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다. 그러나 이제 시나스피스모스는 KKE와 함께 1950년대 이래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얻은 그리스 급진 좌파 정당이 됐다.
링케와 시나스피스모스의 성공은 사민당의 위기와 전투적 노동자 투쟁이라는 두 가지 요인이 결합된 덕분이다. 그리스의 경우처럼 독일에서도 최근 중요한 파업 투쟁이 벌어졌다.
그러나 양 정당 모두 중도좌파 정당과의 연합이라는 똑같은 유혹에 시달리고 있다.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SPD의 한 최고 지도자는
링케와 시나스피스모스는 프로디 정부의 사례로부터 교훈을 배워야 한다. 급진 좌파 정당이 전진할 수 있는 길은 의회 안에서의 협상과 연합이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투쟁과 연대하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