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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박천숙 서울 서초을 국회의원 후보 인터뷰:
“권력의 심장에서 진보의 씨앗을 뿌리겠습니다”

서울 서초을에서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민주노동당 박천숙 후보를 만나 이번 총선 출마의 의의와 출마의 변을 들었다. 한국소비자원 상담원인 박천숙 후보는 지난해 노동조합을 결성했고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쟁취했다.

한나라당의 아성인 서초구에서 민주노동당의 선거 도전은 어떤 의의가 있습니까?

이명박이 살리겠다던 경제가 누구를 위한 경제인지 정부 출범 한 달만에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출자총액제한제를 폐지하고, 코스콤 비정규직 농성장을 침탈했습니다. 결국 재벌들의 경제를 살린다는 것이지 민중·서민 경제는 아니라는 게 분명합니다.

저는 공공부문 노동자입니다. 공공부문은 이명박이 추진할 공기업 사유화의 폭풍을 그대로 맞게 됩니다. 구조조정과 대량해고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공공부문 사유화가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노동자·서민의 대안 세력이 누구인지 보여 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초구는 재벌의 심장, 권력의 심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속에서 진보의 씨앗을 뿌리는 심정으로 출마했습니다. 지난 5.31 지방 선거 때 이 지역에서 민주노동당이 23퍼센트를 득표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민주노동당을 대안 세력으로 인정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당선을 목표로 할 수는 없지만 민주노동당을 알리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서초구 같은 재벌의 심장에서도 노동자의 대안이 필요한 것이죠.

무엇을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까?

저는 ‘더 나은 미래에서 살 권리’라는 슬로건을 내 걸었습니다. 더 나은 세계는 비정규직 없는 세상, 등록금·의료비·주거비 걱정 없는 세상,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말합니다.

제가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이다 보니 핵심 공약은 ‘비정규직 없는 나라’로 했습니다. 비정규직 자녀들도 대학에 안 가는 건 아니니까 등록금 상한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전쟁 문제를 말하지 않는 정당이 평화 정당일 수는 없죠. 그래서 자이툰 철군, 상시파병법 반대 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통합민주당이 한나라당의 독주를 막겠다며 견제론을 말하는데요.

오늘 노인정을 방문했는데 한 할머니께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왜 맨날 싸우냐고 하셨어요. 그런데 옆에 계신 할머니가 이렇게 말씀하시더군요. ‘걔들 겉으로만 싸우지 뒤에 가선 친구야 친구. 손학규 봐. 한나라당에 있다가 민주당으로 왔다 갔다 하잖아.’ 이렇듯 통합민주당이 견제 세력이 아님을 꿰뚫어 보는 사람들이 많아요.

통합민주당이 강력한 야당을 표방하지만, [한미FTA나 파병 문제 등을 봤을 때]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는가 하는 점을 보면 별 차이가 없습니다. 노동자·서민의 정당인 민주노동당만이 진정한 견제 세력입니다.

경쟁 후보들은 어떤 사람들입니까?

한나라당 고승덕 후보는 서울대 수석 졸업하고 예일대·하버드대 나온 국제 변호사로 엘리트고, 73억 원의 재산을 가진 부자죠. 종부세 인하 주장 같은 것을 펼칠 게 뻔합니다. 노동자·서민을 변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봐요. 그는 후보 간 토론회를 거부하는 비민주적 태도도 보였어요.

통합민주당의 김윤 후보 역시 재산이 꽤 많고 통합민주당의 정책을 따를 테니 노동자의 대안이 될 수 없습니다.
조남호 후보는 한나라당 공천에서 떨어지자 무소속으로 나온 전 구청장입니다. 이 분은 선명하게 종부세 폐지를 주장합니다. 역시 재산이 많고요.

민주노동당 분당 사태로 어려움이 있을 텐데요.

사실 많이 걱정했어요. 분당하신 분들이 민주노동당을 ‘종북 정당’으로 들씌웠잖아요. 그런데 거리에서는 의외로 그런 얘기는 거의 없어요. 오히려 분당을 안타까워하시는 분들은 몇 분 만났어요.

분당된 것은 안타깝지만 진보신당도 그쪽 나름의 가치대로 선거를 치르길 바래요. 서초구에는 진보신당 후보가 나오지 않아서 갈등은 없어요. 소속 단체의 결정에 따라 탈당하신 분들은 꽤 되지만, 서초구에 진보신당 후보가 없으니 그분들도 민주노동당을 찍겠다고 하십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누가 더 노동자·서민의 이익을 잘 대변하는지 경쟁했으면 좋겠어요. 그 과정에서 서로 더 좌파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속한 소비자원노조는 만든 지 1년 밖에 안 됐어요. 그런데 오늘 조합원들이 제 선거 운동에 결합하겠다고 연락을 해 왔어요. 노동자들을 대변할 정당이 민주노동당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봐요.

또, 선거를 하다보면 유권자들을 의식해서 다소 우측으로 기운 공약을 낼 수 있는데, 노동자의 원칙을 대변하면서 긴장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봅니다.

선거 후에는 비정규직을 확대할 비정규직 악법이 확대 적용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따라서 총선 후 빨리 전선을 추스르고 비정규직 투쟁을 건설하는 한 해가 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