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주의자들은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을 질투한다고 말한다. ‘능력있고, 부지런해서’ 부자가 된 것인데 왜 미워하냐는 것이다.

이 책은 부자들이 오히려 세계를 망치고 있다고 말한다.

이윤 논리만 부르짖는 체제는 인간의 생존 자체를 위협할 만큼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진행되면 21세기말 지구의 평균기온은 1.4도에서 5.8도 안팎까지 오를 것이고 지구상의 생물이 절반에서 90퍼센트까지 사라질 것이다.

부자들이 일주일에 2천만 달러짜리 우주여행을 즐기는 지금도 가난과 불평등은 계속 늘고 있다. 후진국에서는 8억 명이 굶주리고 20억 명이 영양실조 상태다. 반면 세계 5백대 부호의 소득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4억 1천6백만 명의 소득보다 많다.

권력자들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세계를 유지하기 위해 민주주의를 압살하는 짓도 서슴치 않는다. 2002년 부시는 CIA가 미국 이외의 지역에 은폐된 감금 시설을 만들 수 있게 허용했다. 시민들의 DNA 정보를 저장한 데이터베이스는 계속 보강되고 있다.

갈수록 파괴되는 세계에 대해 저자는 올바르게도 “위기들이 분리되어 있고 이 문제들은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여기까지 이 책은 매우 좋다. 사례가 풍부할 뿐 아니라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우리가 부자들 전용기에 대리석이나 깔아주자고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하고 분노하게 될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부자들의 부를 가난한 사람들에게 분배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옳다.

문제는 소비, 특히 부자들의 소비를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바라보는 데 있다. 저자는 소비를 줄이고 경제성장을 멈춰서 인류가 처한 생태적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넘어선 대안을 내세우지 않는다. 특히 “사회운동만으로 탄압을 이길 수” 없으므로 “중간계급과 소수 독재 세력의 일부가 자유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완전히 한편이 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자본가들이 권력을 통제하는 이 체제에서 어떻게 그들로 하여금 소비를 줄이게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저자는 자신의 이윤을 계속 자본으로 축적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는 자본주의 체제의 생존법칙을 간과하고 있다.
진정한 대안 사회는 대중이 민주적으로 경제를 통제할 수 있는 사회주의 사회여야 한다. 그런 사회에서만 인류 전체의 미래를 위해 생산과 소비를 계획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은 1백50페이지 남짓한 적은 분량에 비해 의미심장한 사례가 풍성하고 전 세계가 처한 절박한 현실에 대한 사고의 지평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