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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들이 갈 길을 보여 주다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는 올해 대통령에 취임하며 기세등등하게 “지난 대선 승리는 1968년의 관에 마지막 못질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 지배자들에게는 안 된 일이지만, 40년 전 반란의 시작이 그랬듯 학생들의 투쟁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르코지는 공공부문 축소·개악의 일환으로 올해 공무원을 2만 3천여 명 줄이겠다고 했다. 그 중 1만 1천여 명이 교사다.

이에 프랑스 고등학생들이 맞불을 놨다. 학생들은 교육에 대한 투자를 줄이려는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에 맞서 최근 3주 동안 여섯 차례나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첫 주에는 2천여 명이 참가했던 시위가 4월 15일에는 2만여 명 규모로 확대됐다. 이 시위엔 교원노조 소속 교사들도 함께 했다. 학생들은 “또 한번의 1968이 필요한가”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지배자들의 악몽을 일깨우고 있다.

프랑스 학생들은 지배자들을 괴롭혀 온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2003년에 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는 교육 개악에 반대하는 중고등학생들의 저항에 부딪혀 양보를 해야 했다.

2006년 시라크 정부는 최초고용계약법(CPE) ─ 26세 미만의 청년 노동자들에게 2년의 수습기간을 둬 그 기간 동안은 사용자가 해고 사유를 통보하지 않고 노동자를 해고할 수 있게 만든 법 ─ 을 밀어붙이려 했다가 학생·노동자 3백만 명이 참가한 동맹휴업과 파업에 밀려 철회했다.

무엇보다 올해 40주년을 맞는 ‘1968년 반란’의 초점을 제공한 것도 다름 아닌 학생들이었다. 억압적 교육 환경 개선을 요구한 학생들의 투쟁은 서유럽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장 점거와 총파업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투쟁의 역사가 보여 주듯, 사르코지를 확실히 굴복시키려면 학생·교원노조의 투쟁과 다른 노동자들의 투쟁이 결합돼야 한다. 이 투쟁이 승리한다면 지지율이 30퍼센트대로 떨어진 사르코지의 정치 위기도 심화할 것이다.

“한국의 사르코지”(〈뉴스위크〉) 이명박도 얼마 전 ‘학교자율화 3단계’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학생들을 더욱더 입시 경쟁으로 내몰고 비정규직 교사들을 확대할 이 정책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가 어느 때보다 높다. 프랑스 학생들처럼 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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