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현 동지와 주수영 동지는 독자편지를 통해 내가 쓴 아동 대상 성범죄 기사가 피해 부모와 사람들의 심정에 공감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내 글이 “범인들을 옹호하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을”지는 의문이다. 성범죄의 근원을 무시한 채 처벌만 강화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견해는 가해자 옹호론과는 전혀 다르다.

단순히 피해 부모와 평범한 사람들의 정서에 공감하는 문제로 접근하면 종종 엉뚱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만약 피해 부모가 느낄 분노와 상실감에 기초해 정책을 결정한다면, 아마 많은 범죄자들은 사형에 처해질 것이다.

그러나 성범죄가 일어나는 주된 원인은 성적 억압과 소외다. 한 연구는 아동 성폭력 범죄자 의식의 특징을 “낮은 자긍심, 높은 성(性)적 좌절, 부정적인 성적 자아 이미지”라고 지적했는데, 아동 성폭력 가해자를 “성적 좌절이 가장 강한 집단”으로 꼽았다(《아동 성폭력 가해자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따라서 성적 억압과 소외를 낳는 체제의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서, 좌절한 개인들의 행동을 통제하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은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이런 주장은 자본주의 체제가 바뀔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말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자본주의가 문제의 근원이라고 해서, 좌절한 개인들이 타인에게 저지르는 억압적 행동을 통제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여기서도 우리는 과연 처벌 위주의 형사정책이 옳은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 봐야 한다.

미국에서 시행중인 아동 대상 성범죄자 처벌 강화책이 성범죄를 대폭 감소시킨다는 증거는 없다. 범죄학자들이 국제비교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범죄로 꼽는 살인사건 발생율은 미국이 가장 높다. 보고된 폭력범죄 발생율도 북유럽보다 월등하게 높다.

불평등이 증가하면 살인, 강간, 강도 등 개인들 사이에 온갖 종류의 폭력이 증가한다는 사실은 많은 연구자들이 지적한다. 따라서 불평등에 맞서는 것(시장 정책이나 여성 차별 정책 반대 등)이야말로 가장 효과적인 범죄 예방책이다.

진정으로 아이들의 안전 대책을 강화하려면, 범죄 예방 효과도 별로 없고 인권 침해에 이용될 소지가 큰 CCTV를 막대한 돈을 들여 설치하는 것보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는 장소를 더 많이 확보하고 그 곳에 안전요원(범죄뿐 아니라 잦은 안전사고에서 아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을 배치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런 정책은 범죄자 개인을 처벌하는 데 중점을 두는 사회에서는 결코 추진할 수 없다.

무엇보다, 자본주의에서 불평등은 구조적인 것이다. 비록 북유럽의 불평등 정도는 미국보다 낮지만, 그곳에도 심각한 계급 불평등이 있고 여성 차별과 성 억압도 존재한다. 아동 대상 성범죄를 없애려면, 평등과 우애, 상호협력에 기초한 새로운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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